::강원도공무원노동조합::

(5월 도정시평) 새로운 도정에 바란다

순전히 정치적으로만 본다면 강원도는 아직까지 대목이다. 그런데 이 분위기의 대목경기를 현실로 온전히 옮기려면 족히 10여년은 더 띄우거나 떠야 할 것 같다는 말씀들도 적지 않다. 강원도정 자체가 중심이 되는 일이 기실 더 중요하다는 의미이고, 혹세까지는 아니지만 무민식으로 강원발전을 말해왔던 정치에 대한 도민들의 실망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찌되었건 새로운 도정에 대한 대다수 내부 구성원들의 관심은 도정의 계승이라는 정치해석보다 내부적 요인의 다른 부분에 있다는 것으로 압축하고자 한다. 말 잘하는 한 사람보다 도청공무원들이 있어 강원도가 잘나가고 있다는 자주적인 말을 더 듣고 싶다는 것이다.

지나친 의전과 지나친 보여주기로부터의 탈피

최근 도지사 당선에 맞춰 전례 없이 애드벌룬까지 띄웠던 건이 아직도 도마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는 듯 하다. 관심 많은 도민들이나 다른 시도(市道)에서 들었다면 곱게 여겼을 리 만무한 그 일은 구성원들에게도 적지 않은 불쾌감을 안겼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것은 해프닝처럼 보이기도 한 그 과도함의 진위를 따지는 것 보다 지나친 의전은 결국 조직의 에너지를 바람직하지 못한 곳에 소진시킨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런 관행이 없어지지 않고 더욱 기승인 것은 이제껏 구성원들의 성의를 역정 내었던 인사권자가 없었던 탓이다. 놀랍게도 동서고금을 망라해 보아도 아부한다는 이유로 신하를 내쳤다는 군주도 없었다. 그러나 모델이 없었다고 변화가 없을 수는 없는 일, 앞으로 이점은 노조의 매우 중요한 관점이 될 것이다. 과공비례(過恭非禮)로 대표되는 쓸데없는 짓에 인사 불이익을 주는 인사권자가 있었거나, 불필요한 것이라고 대드는 구성원들이 충분히 이전부터 있었다면 지나친 의전관행은 진작에 사라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방향은 다르지만 비슷한 맥락에서 같은 도마위에 올려져 있는 도지사 관사문제 또한 신중한 해법이 절실해 보인다. 강원교육감이 아파트를 임대해 지내다가 새로 관사를 짓고 있는 가까운 사례와 그 사유를 행정내부 차원에서 심도있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고도화된 지방행정시스템의 중심기능 수행을 위해 공관으로의 기능 확대와 그 당위성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는 점이 아쉽다. 지방화에도 불구하고 관사가 부활된 것은 개인숙소 개념만으로 볼 수 없었던 충분한 고민이 있었기 때문이며, 동시에 10억원 이상이 투자된 사유가 되었던 그간의 과정에도 뚜렷한 명문이 있었음이다.

충북,경남과 같이 공관적 개념을 대부분 집무실에 한정함으로써 청내 야간 대기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던 사례도 고심해야 한다. 전례가 있음에도 구악을 반복한다면 오히려 지금껏 비난받은 과도한 의전과 그 엇나감이 다를 바 없는 것이 될 수 있다.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 소요예산도 적지 않을 일부개방의 경우 또한 비판에서 자유롭기 힘들다. 150만 도민을 위해 전념해야 할 공간을 활용효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소수를 위한 보여주기에 상당부분 양보할 수 있다는 논리는 조직내에 파급되어선 안되는 지나친 보여주기일 뿐이다. 보좌진에게 원점수준의 신중한 검토를 부탁드린다.

구성원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책이 절실하다.

무엇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정책을 희망한다. 인사 때마다 “그러면 그렇지”라는 되풀이되는 자괴감과 함께 조직내에 위화감을 심화시키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 특정직원들과 내․외부 유력인사와의 친소.이해관계 등이 인사에 작용함으로써 구성원들에게 좌절감과 공분을 불러왔던 치유되지 않은 병력을 이제는 지워야 할 때이다.

특히 가장 나쁜 것은 그 결과 보이지 않는 힘이 된 도의원, 정치인 등 외부 인사가 구성원들의 인사에 개입하는 부당함이다. 그것은 우리 도청공무원들과 도청조직의 자존심이 짓밟는데 그치지 않고 도정 수행에 상당한 부작용으로 작용해왔다. 때문에 구성원들에게 지긋지긋한 인사악몽의 반복고리를 끊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 되었다.

조직활성화 해법도 필요하다. 내부박탈감으로 대표되는 소수직렬과 기능직의 직급상향, 연구사, 지도사들의 관사(官․士)비율 상향 및 평연구(지도)관제 도입은 조직관리의 핵심의제이다. 이제야 말로 혁신적인 정책을 채택할 시점이고, 구성원들의 희망을 위해 노사협의회의 핵심안건으로 요구하는 사항이기도 하다.

본청과 외청의 차별해소도 결코 가볍지 않은 밀린 숙제이다. 적지 않은 구성원들이 외청에서 1년 이상을 혼자 살면서 가족에 대한 향수와 열악한 외청환경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에 힘들어하는 것에 대하여 따뜻한 마음을 써 주어야 한다. 그렇게 되어야만 조직과 구성원간에 든든한 신뢰가 생기고 열심히 일해서 보은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배가 시킨다.

부디 이 모두를 위한 노사간 온전한 소통을 새로운 도정에 부탁드린다.

2011. 5. 9

강원도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최종훈(@hunja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