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30자 인사발령에 대한 논평] 어찌 구성원을 조롱하는 과거인사가 재현되는가?

도청 구성원들은 최근까지 인사권자가 구성원들을 위한 혁신정책으로 조직을 바로잡아 갈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번 인사는 누군가 인사권자의 눈과 귀를 가리고 끝내 민심마저 외면하게 만들지 않았다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참혹했던 과거의 재현이 되어 버린 양상이다.

모 국장의 학연이 개입된 전산직 인사 비리건과 수의직의 인사형평성 해소요구도 문제의 비중이 결코 작지 않지만, 언론외압에 의한 인사비리와 이에 상응한 특정 간부들의 독선과 오만이 교정되지 않고 끝내 도청인사를 파탄으로 몰고 간 건은 너무도 문제가 심각했다. 이를 두고 복도에서는 교정하지 않으면 반성하지 않는 것이고 꾸짖지 않으면 잘못은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는 강경한 말들이 넘쳐나고 있음은 몹시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여론이 이 정도까지 심각해진 것은 지난해 7월 31일자 정기인사 비리건과 이번인사가 연동된 탓이다. 언론인인 가족의 영향력을 이용한 A모 주무관이 전입한지 6개월만에 현부서를 떠나 특정부서 특정팀으로 이동한다는 말을 인사발령이 나기도 전에 스스로 장담하고 다녔고, 실제로 그대로 실현된 인사비리 사건이었다. 많은 구성원들이 외압에 허술한 도청인사의 무기력함에 극심한 좌절감과 공분으로 치를 떨었던 충격적인 일이었다.

이후 내부게시판은 물론 복도마다 엄청난 성토가 있었지만 사건 당사자 A씨나 자치행정국장, 자치정책과장 등 관련한 인사비리 가담자들은 아이언맨에 버금가는 철면과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경구를 신념으로 삼은 듯 민심을 외면했고 어떤 사과도 없었음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그러하였기에 조직인사 바로잡기 차원에서라도 다시 돌아온 이번 정기인사에서는 반드시 A주무관의 재배치가 이루어졌어야 했다. 그렇게 되었으면 비록 잘못은 있었지만 차기에는 치유되고 교정될 것이라고 믿어온 사람 좋은 강원인의 품성에 재론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기대의 결과는 참담했다. 이토록 오만하게 민심을 거부해온 조직관리담당, 자치정책과장의 생각은 도대체 무엇인지, 아니면 도대체 어디까지 외압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언제 집단적인 여론이 있었냐는 식의 뻔뻔함이라면 내부 구성원들에 대한 예의 없음이요, 언론외압에 의한 것이라면 조직이 심하게 농락당한 꼴이기 때문이다.

이런 지경이니 향후 수의직을 비롯한 소수직렬 문제, 관사문제, 직종통합 전후 기능직 문제 등 조직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그들을 역량과 역할에 어찌 믿음이 생길 수 있겠느냐는 말까지 돌고 있는 상황이다.

어찌되었건 결과적으로 잘못된 인사사건은 해당자들에게 축복이 아닌 재앙이 될 것임에 분명해졌다. 구성원들의 처절한 의지를 보이기 위해서는 노동조합 차원에서 구성원들을 농간한 반조직적 행태를 결코 묵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필요하다면 전 조합원들과 뜻을 표출하는 규탄대회도 전개해야 할 정도이다. 그런 행태들이 우리 조직을 어떻게 망쳤는지 잘 알기에 이번 인사결과에 대하여 민심의 준엄함을 새삼 느끼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부정할 수 없는 다수의견의 표출인 것이다.

인사권자에게도 문제의 본질과 해결방안에 대해서 어떤 고민과 성찰을 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음을 짚어두고자 한다. 인사난맥의 근본원인은 불통인사에 있다. 인사권자가 직접 나서 매듭을 풀어야 힌다.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문책할 사람은 문책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참에 인사시스템, 인사라인도 확 바꿔야 한다. 반드시 지금은 열어서 해결을 해야 할 때이다.

2013. 4. 29.

강원도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최종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