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논평] 도․시군간 어긋나는 인사교류, 개선이 필요하다.

명분만 내세우는 교류는 곤란하다.

이번 인사에서의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정선군과의 부단체장 인사교류가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몰려있었다. 공석이 된 부군수 자리를 자체승진으로 강행하려던 정선군수의 의지가 일찌감치 표출되었던 탓에 도(道)의 인사교류방침과 충돌을 빚을 것이 쉽게 예측되었고, 최근 반발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화천군 등 부단체장 교류시기가 언급되고 있는 시군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전혀 다른 곳에서 나타났다. 정선군에서 젊은 사무관을 서기관으로 승진까지 시켜가며 도청으로 전보시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말만 1:1 동급교류라며 분노하는 여론이 불거졌던 것이다. 정선군에서 승진시켜 보내더라도 받아야 할 정도로 도(道)조직이 만만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구성원들의 솔직한 심정이었던 까닭이다. 만일 정선군이 당초 요구했던 대로 부군수 자체승진을 강행했다면 전입해 온 정신출신 서기관이 과연 부군수 승진대상이었냐는 의구심에서 시작된, 명분을 위한 무리한 교류의 결과라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시군에게 밀리는 인사가 본격화 된 것이 아니냐는 구성원들의 의구심과, 이럴 거면 인사교류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들을 인사권자께서는 꼭 기억해 주기를 요청 드린다. 여전히 복도에서는 인사교류가 성사되었다는 명분만 남고 도청 구성원들에게는 박탈감만 남았다는 평가가 넘쳐나고 있기에 드리는 말씀이다.

왜곡된 시․군의 시각을 먼저 고쳐야 한다.

도청에서 시·군의 5급 이상 자리를 잠식하고 있다는 시군에서의 낙하산 운운 주장은 매우 적절하지 못하다. 우리 강원도의 경우 대부분의 다른 시․도와 달리 부단체장 인사교류를 지난 10여 년 전부터 일대일 교류를 원칙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용어도 적절하지 못하다. 낙하산이라 함은 도내 출자·출연기관의 기관장 임명에 대해 인사권자의 측근 또는 선거관련 도움을 준 인사 등을 임명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시군과의 인사교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또한 낙하산식 인사의 해법은 검증시스템에 있지만 시군과의 인사교류의 문제의 해법은 상호신뢰와 상생발전에 있다는 점에서도 접근방식도 다르다.

시군공무원 대부분이 같은 지역에서 장기 근무하는 등 폐쇄적 인사운영이 관행화됨에 따른 문제점 해소도 중요한 인사교류 당위성을 설명한다. 도와 시군의 인사교류 단절로 인해 시군 공무원들이 법령이나 규정보다 시장 군수의 지시를 우선하는 경향, 선진행정정보의 유입 부족 및 근시안적 행정으로 인한 퇴보의 반복, 시군행정의 시장군수에 의한 공화국화, 눈치와 기회만 엿보는 정치공무원 만연 등의 폐해는 너무도 잘 알려진 사례이다.

시급한 것은 도와 시군의 정책협력관계 부분에 있어서의 인사교류 중요성을 인식하고 최소한 5급 이하의 인사교류를 지속적으로 전개하는 일이다. 시군에서만 근무했던 공무원들이 인사교류를 통해 광역자치단체의 업무내용이나 중앙정부와의 업무교류를 이해하고 예산 및 정책수행 흐름을 경험한 후 기초자치단체 행정업무를 발전시키는 동기와 계기를 찾아가는 과정이 현실에서 가장 미흡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피해의식만으로 광역자치단체와의 인사교류를 보는 시군공무원들의 인식 개선이 아쉽다.

2013. 10. 28.

강원도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최종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