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임금 2년째 동결…민간도 영향

[2010예산안]

올해 공무원 임금을 동결했던 정부가 내년에도 임금을 현 수준에서 묶기로 했다. 2년 연속 공무원 보수가 동결된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공무원 임금 인상률은 공기업 등 공공기관 임금수준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이용걸 기획재정부 2차관은 28일 "2010년 예산, 기금안을 수립하면서 중기적 차원에서 재정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추구하는데 역점을 뒀다"며 "적극적인 세출 구조조정, 경비절감 뿐 아니라 공무원 봉급도 동결 하겠다"고 밝혔다.

어려운 경제여건과 민간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공직사회가 경제위기 극복에 동참하는데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취지다.

또, 정부는 이번 예산안에서 기본적인 재정운용 전략 중 하나로 '인건비 및 기관운영 경비는 최대한 절감 편성'을 꼽았다.

정부의 이같은 입장은 이미 수차례 직ㆍ간접적으로 전달된 바 있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국회 예산관련 당정회의에 참석, "공무원 인건비와 경상비 증가를 최대한 억제하고, 공공기관 예산을 절감해 고통분담에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혀 사실상 임금동결을 예고했다.

공무원 보수가 2년 연속 동결된 것은 1998~1999년 외환위기에 이어 이번이 두 번재다. 1998년과 1999년 공무원 처우개선율은 각각 -4.1%, -0.9%를 기록했지만, 2000년 9.7%를 기록하며 크게 호전됐고, 2008년에도 2.5% 상승했다.

2년째 임금 동결로 공무원들의 불만도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다. 과거 외환위기와 비교할 때 이번 경제위기는 비교적 조기에 '선방'했다는 분위기 속에서, 일부 공무원들은 더 이상 공무원을 희생시키지 말고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오히려 보수를 현실화 시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 중앙부처 공무원은 "사기진작 차원에서라도 일정수준의 임금인상은 필요하다"며 "내년에도 임금을 동결한다고 하니 맥이 풀린다"고 말했다.

최근 기존 3개 공무원노조(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법원공무원노동조합)이 11만5000여명의 단일 공무원노조로 통합, 목소리 크기를 높일 수 있게 됐다는 점도 고려할 점이다.

공무원 임금의 동결은 자연히 산하 공공기관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경제 상황을 고려해야 하고, 공기업 선진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만큼 정부 뿐 아니라 공공기관 직원들의 임금을 올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한 공기업 관계자는 "정부는 당초 요구했던 수준보다 예선을 더 많이 줄일 것을 요구한다"며 "방만경영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직원들 사기도 감안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