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공무원노동조합::

<“짜를 것이냐, 말 것이냐 이것이 문제로다" >

담양군, 조건부승진 고위간부 놓고 고심 중

1년 뒤 자진 명퇴를 조건으로 서기관으로 승진 했던 고위간부의 명퇴를 놓고 본인이 완강하게 거부, 공직사회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담양군에 따르면 지난 2008년 8월 11일 인사에서 ‘서기관으로 승진시켜주면 올 6월말일자로 퇴직을 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승진한 A씨가 최근들어 약속을 저버리고 잔여기간 동안 계속 근무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자 ‘신뢰를 바탕으로 한 조건부 승진 약속을 지켜야 한다라’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조건부 승진 인사도 문제지만 퇴직을 종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인사 운영상 다른 시, 군에서도 당사자와 논의를 거쳐 자진사퇴를 약속하는 대신 승진시켜주는 이른바 조건부 승진이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담양군도 A씨와 이같은 약속을 이끌어 내기 위해 시일을 명기한 명퇴신청서를 비롯 조건부승진신청서, 퇴직각서, 명예퇴직금정산서 등 관련 서류를 당초에 받아 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명퇴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지 이를 뒤집어 분란을 일으켜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

또한 “군수권한대행도 확고한 인사원칙을 고수한다는 차원에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기한제 서기관에 대한 정리계획을 수립해 공개해야 한다”며 “공로나 명예퇴직에 해당되는 공직자는 담양군의 침체된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겠다는 마음으로 용퇴, 인사권자의 부담을 덜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한 반박의 목소리도 있다.

“공정하고 깨끗해야 할 승진인사에서 조건부라는 흥정을 통해 인사가 이뤄진 것이 사실이라면 묵묵히 자신의 직분에 최선을 다해 일하는 많은 공무원들의 사기는 크게 떨어질 것이다” 며 “조건부 승진은 신분보장과 정년을 못 박고 있는 지방공무원법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법으로 정해진 정년을 단축하는 인사권자과 공무원의 '계약'은 실정법 위반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담양군의회의 입장은 강경 일색이다.

B의원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공인으로서 약속을 지키는 것이 도리다. 특히 서기관은 공무원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고위직 공무원부터 모범을 보여야 하는 것이 공직사회에 귀감이 될 것이다”고 말했으며 C의원은 “화장실 갈 때하고 다녀 온 후에 말이 달라진 것처럼 이미 인사위원회에서 결정된 것을 사정이 바뀌었다는 이유를 들며 재론하는 것 자체가 語不成說이다”고 역설했다.

D의원도 “지금까지 공직자로서 쌓아온 명예를 자리에 연연한다는 인상을 주며 한꺼번에 실추되지 않기를 간절히 고대하고 앞으로 공직사회에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용퇴를 촉구했다.

이와 같은 여론에 대해 당사자인 A씨는 “ ‘자리보전에 연연한다’, ‘후배들의 길을 막는 상급자’,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공직자’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듣고 있으나 정년을 2년 이상 남겨둔 상황에서 명퇴를 한다는 것은 자신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처사이고 이 억울함을 누구에게 토로해야 하는지 답답한 심정이다” 며 “또 자신에게만 명퇴신청서를 받고 다른 서기관에게는 받지 않은 것 자체가 인사형평에 어긋난 처사이며 당초 약속한 대로 기획실장으로 인사를 했다면 자신은 약속을 지켰을 것이다”고 강변했다.

이처럼 조건부승진에 대해 의견이 각양각색이지만 현재 뚜렷한 대안은 없는 상태다.

A씨가 조건부 승진을 수용할 당시에는 후배들을 위한 인사적체 해소에 공감했으나 막상 퇴직을 약속한 시기가 되어 마음을 바꾸었지만 인사권자는 이를 해결할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고 과거에도 조건부 승진을 한 모 간부가 버티기로 일관해 골머리를 앓은 경험이 있어 조건부 승진인사에 대한 체계적인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같이 구속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조건부 승진이 널리 활용(?)되면서 이를 법제화 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사 관계자는 "전국 40여개 지자체가 조건부 승진을 시행하고 있지만 약속된 시기에 퇴직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공무원 인사적체 해소를 위해서는 합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된 판례로 서울고법은 2005년 4월 "공무원이 사직을 전제로 승진했다가 나중에 의사를 철회하는 것은 인사권에 혼란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신뢰원칙에 반해 허용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임용권자의 인사권에 혼란을 주고 인사 질서를 크게 어지럽힐 경우 공무원의 사의 표시 철회는 허용될 수 없다"며 사직을 전제로 승진한 원고가 나중에 사직 의사를 취소한 것은 신뢰원칙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정종대 기자 jjd7963@hanmail.net, ye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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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만원 횡령 복지보조금 담당 공무원 양심선언>

"복지담당 공무원 1명이 매달 수십억 관리, 유혹에 빠지기 쉽다"

국민권익위원회(ACRC, 위원장 양건)에 자수한 6급 공무원 A씨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보조금 지급업무를 담당하던 중 산하 읍, 면, 동에서 청구된 보조금 총액이 복지급여시스템에서 계산된 금액보다 많은 것을 발견하고 그 차액을 친척명의 계좌를 이용하여 빼돌리면서 보조금에 손을 댔다.

이후 A씨는 이같이 차액이 발생되면, 다른 수급자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 인용하여 자신 또는 친인척의 계좌번호와 금액을 이중으로 입력 횡령하거나, 수급자들에게 지급될 보조금을 부풀려 청구하고 차액을 다른 수급자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인용하여 친인척 등의 계좌로 입금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권익위에 제출한 진술서를 통해 “보조금을 횡령한 이후 매일 뭔가가 가슴을 짓누르고 숨통을 조여 잠을 설치고 때로는 죽을까도 생각해 인근 저수지에도 몇 차례 갔었으나 어렵게 얻은 딸이 눈에 어른거려 죽지도 못하고 되돌아왔다”고 그동안의 고통을 털어놓았다.

그는 또 “정신을 차린 뒤에는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었다. 자수를 하려고 했으나 그럴 용기도 없었다”면서 “보조금 횡령 등 언론보도를 접할 때마다 괴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져만 갔고, 부정한 방법으로 공금을 횡령한 사실을 묻어 두고만 갈 수 없었다”고 양심고백의 배경을 설명했다.

A씨는 “그러던 중 국민권익위의 사회보조금 부패관련 특별 신고기간 안내 공문을 보고 용기를 내어, ‘늦었지만 용서를 구하고 깨끗하게 새 삶을 살자’고 다짐해 국민권익위원회를 찾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평생 자숙하며 청렴하게 살고, 하나를 얻기 위해 인생을 망치는 그런 우매한 일을 다시는 하지 않겠으며, 더욱 심기일전해 부조리없는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A씨는 현행 보조금 지급 업무의 문제점에 대해 “전국의 시·군·구에서 매달 수십억원의 복지보조금을 담당 공무원 1명이 인터넷 뱅킹을 통해 통장으로 이체시켜주고 있어 부패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또한 담당 공무원이 복지급여프로그램을 이용, 수급대상자를 가상으로 입력하여도 수급대상자 수가 많아 일일이 파악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산하 읍·면·동의 담당 공무원이 복지급여 수급자 내역을 입력하고 있으나 시·군·구에서 급여지급시 수급자 성명·주민번호·계좌번호 등을 수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타인 명의의 계좌번호로도 입금이 가능한 맹점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권익위 관계자는 “B씨가 밝힌 것과 같이, 현행 복지급여시스템에서 생성된 전산자료를 토대로 수급자에게 매달 개인통장으로 보조금을 입금시켜 주고 있지만 수급자들의 성명이나 주민번호가 입금 계좌번호와 일치하지 않거나, 또 다른 계좌번호를 두 번 이상 입력해도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시스템이 허술하다”면서 “시, 군, 구 담당자가 보조금 지급내역을 수정할 경우 결재자가 확인할 수 있게 하고, 수정기록을 일정기간 보존하도록 하는 등 종합적인 관리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 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관계자는 “복지예산 감사 시, 복지급여 전산시스템에서 실제 입금 내역을 전수조사하거나 부정하게 입력한 자료를 찾아 낼 수 있는 검색 프로그램이 마련되지 않는 한, 이같은 횡령 사실은 밝혀내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국민권익위는 매월 지급하는 보조금 수급 인원이 수천명에 달해 결재과정에서 상급자가 횡령 여부를 가려내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고, 읍, 면, 동단위에서 청구된 내역과 시, 군, 구 복지 프로그램에서 계산된 내역의 일치여부를 확인한 후, 결재토록 감독체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출처:공무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