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 바뀐지 몰라서" 명퇴수당 1억 부당지급

광주 북구 2년간 9천900만원 지급..뒤늦게 환수 나서

(광주=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허리띠 졸라매진 못할망정 퇴직수당 부당지급이라니…."

광주 북구가 명예퇴직하는 공무원들에게 지난 2년간 총 1억 원에 가까운 명퇴수당을 부당 지급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27일 북구의회 홍인화 의원이 공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북구는 2006년부터 2년간 명예퇴직 공무원 18명에게 명퇴수당 9천900만 원을 부당 지급했다.

올해 담당자가 바뀐 뒤에야 행정안전부 홈페이지에서 이 사실을 확인한 북구는 부랴부랴 환수에 나서 최근까지 15명에게서 5천200만 원을 도로 거둬들였다.

하지만, 나머지 3명이 받은 4천700만 원 가운데 1천600만 원은 해당 퇴직 공무원이 신용불량 상태여서 환수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으며, 나머지 2명도 현금이 없어 자동차와 주택 등을 압류당했다.

이는 2006년 대통령령에 따라 공무원 명퇴수당 산정 방법이 본봉의 100% 기준에서 81%로 낮아졌지만 북구에서는 이 사실을 모른 채 기존에 해오던 대로 수당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북구 관계자는 "법령이 바뀐 사실이 관보에만 게재돼 기초지자체에 전달되지 못한 데다 광주시에서도 이 내용을 일선 자치구로 알리지 않은 탓"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광주시 측은 "법령 개정에 앞서 의견 수렴 과정에서 대부분 담당자는 이를 파악한다"며 "시에서 자치구에 이 내용을 알릴 의무도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홍 의원은 "광주의 다른 자치구에서도 이와 비슷한 환수 사례가 있거나 아예 이런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