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는 지난 3월초 5급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논의과정도 없이 국별로 과장단 회의와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성과상여금의 20%와 연가보상금 4일분 반납” 안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상황은 지휘부의 의지와 상급자의 주도적인 진행으로 반대의견을 개진할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으로 보이며, 춘천시는 이를 마치 5급 이상 공무원 전체가 자율적으로 참여하여 합의를 이끌어낸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여 시행하려 하고 있다.

위계질서가 엄격한 공직사회의 특성상 시장과 부시장이 반납을 하겠다는 선언을 한 마당에 국과장이 이를 거부할 수 있겠는가? 반납 금액까지 정해 놓은 이 같은 행위는 이미 자율을 가장한 암묵적인 강압행위에 해당되며 사실상 임금을 삭감하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로 밖에 볼 수 없다.

5급 이상 공무원들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자녀들이 현재 대학에 진학중이거나 진학예정에 있어 많은 학자금을 필요로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공무원 급여는 지난 수년간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인상만이 있었을 뿐이며, 특히 금년에는 치솟는 물가상승 속에서 급여가 동결되어 실질적으로는 임금이 삭감되는 고통을 겪고 있다. 

따라서, 단기적인 전시효과나 노리는 임금삭감행위는 또 다른 가계부채만을 양산하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측면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시민들의 입장에서 비춰볼 때 이같은 공무원들의 임금반납행위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진정한 고통분담행위로 순수하게 받아들이기 보다는, 역설적으로 공무원의 임금수준이 반납해도 될 정도로 높았다거나 업무수행을 게을리 한 것에 대한 자기반성에서 비롯된 임금반납으로 풀이되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도 다분하다는 사실 또한 명심해야 할 것이다.

춘천시는 2008년도에 일방적으로 정규직 정원을 감축해놓고, 이제 와서는 일자리를 나눈다는 명분으로 직원들의 임금을 강제로 반납 받아 한시적인 행정인턴제를 도입하여 비정규직을 양산하겠다고 하는데, 이것이 과연 실업해소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으며 진정한 의미의 일자리 나누기 대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춘천시가 추진하려고 하는 일자리나누기정책은 직원들의 임금을 자율이라는 미명아래 반강제적으로 착취하여 확보한 예산을 가지고 자치단체장이 온갖 생색을 다 내기 위한 단기적인 비정규직 양산 대책에 불과한 것이며 경제위기 극복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전시행정의 전형을 보여주는 행태인 것이다.

이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와 자치단체장의 적극적인 책임과 역할은 비껴간 채 단지 노동자의 임금 삭감만 가져와 노동자에게 경제적 고통을 떠넘기려는 노동정책의 본질을 호도하는 행위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따라서, 춘천시의 일방적이고 강제적인 임금 반납(성과상여금의 20% + 연가보상금 4일분)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5급 이상 공무원들의 행정경험과 경륜을 활용하여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는데 주력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만약 춘천시장이 이러한 요구를 무시하고 정부의 눈치 보기와 인기에 영합하고자 보여주기식 단편적인 행태로 근시안적 사업을 추진한다면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함께 모든 방법과 수단을 동원하여 대처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2009.  3.  19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강원지역본부 춘천시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