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평>                                                                 2009. 3. 30(월)

‘공무원의 노조활동은 불법도, 탈법도 아니다’

- 이전오 교수의 편파적 논리와 사실 왜곡을 반박한다. -      

우리나라에는 법을 전공한 ‘학자’들이 양심을 저버릴 때 얼마나 추한 모습을 보이는지 증명해주는 사례가 적지 않다. 스스로 학자이기를 포기하고, 권력의 입맛에 맞게 법을 유린하고, 사실을 왜곡하는데 앞장섰던 이들이 주로 사용했던 논리는 “악법도 법”이라는 맹목적인 논리였다.

그러나 이제는 마땅히 잊혀졌어야 할 그 어두운 기억이 다시 생생하게 되살아나고 있는 오늘의 현실 앞에서 슬픔과 분노가 교차할 뿐이다.

성균관대 이전오 교수는 3월 27일자 『문화일보』에 「공무원 노조의 탈법 더 방치할 수 없다」는 글을 통해, 공무원 노조가 탈법과 불법의 온상인 것처럼 왜곡된 주장을 펼쳤다.

이는 사실과도 일치하지 않는 것이며, 합리적이고 정당한 판단이라고 볼 수도 없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우리 행정부공무원노동조합은 이 교수의 주장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명확히 밝히고자 한다.

먼저, 이 교수는 “공무원 노조의 단체협약 내용 중 22.4%인 3,344개 조항이 위법·비교섭·부당, 기타 불합리한 사항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데, 이는 노동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내용일 뿐이다.

쌍방의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한쪽의 의견만을 편파적으로 받아들여 결론을 내리는 태도는 아무리 좋게 봐도 학자적 태만이요, 상식적으로 보면 악의적 비방일 뿐이다.

더구나 노동부의 발표내용을 보더라도 ‘위법’과 지극히 주관적인 기준의 ‘불합리한 사항’을 묶어 수치화함으로써 단체협약의 대부분이 불법과 탈법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한 목적이 분명함에도 이를 애써 무시한 것은 이 교수의 글이 공무원 노조를 무력화시키려는 노동부의 의도와 한 치도 다름이 없음을 증명해주는 것이다.

이 교수가 펼친 편파적 논리의 백미는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는 불가의 말씀을 인용하면서 노조전임자를 ‘놀고먹는 사람’으로 평가절하한 대목이다. 노조전임자를 ‘놀고먹는 사람’ 쯤으로 여기는 천박한 노동의식과 인권의식 앞에서는 도대체 이 교수가 가르치는 법과 정의는 어떤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노조전임자는 ‘놀고먹는 사람’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근로조건과 권리를 지키는 중요한 업무를 맡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직접적인 생산을 하지 않는다 해서 노조전임자가 놀고먹는 사람이라면, 인권 및 환경 운동가, 그리고 나아가 학문연구에 몰두하는 이 교수 자신을 비롯한 학자들 역시 놀고먹는 사람이라는 말인가?

법은 한 사회의 정의와 질서를 수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권력은 법을 자신들만을 위한 ‘정의’와 ‘질서’를 위한 도구로 삼으려 부단히 노력하는 것도 사실이다. 바로 이러한 갈림길에서 양식 있는 법조인과 ‘권력의 개’는 갈 길을 달리 한다.

더구나 앞장 서 명백한 사실을 왜곡하고, 권력의 입맛에 맞는 편파적인 논리를 펼치는 것은 스스로를 ‘법을 잘 아는 개’로 전락시키는 첩경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행정부공무원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