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지지 않은 진정성, 행정부지사의 따뜻한 리더십을 접하다.

중앙부처의 구조조정과 인력감축, 그리고 지방조직으로의 확대, 예정된 수순처럼 다가오는 연금개악 …….

일상을 연속된 스트레스로 느껴지게 만드는 이 같은 요인에 최근 행정부지사의 지시사항에 포함된 Early Bird, No Holiday의 압박이 더해져 있었다. 집무실에 들어서 아주 간단한 인사후에 줄곧 질문공세가 이어진 것도 그 때문이었다.

지휘부는 대부분 노조집행부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당연히 대화의 처음은 노조의 근황을 묻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마구잡이 구조조정은 없다”

▶ 현재는 공무원 구조조정의 문제, 연금개악의 문제에 대하여 대항하는 것이 주요 사업계획 중 하나입니다. 직원들이 마음편하게 일할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드는 요인 중 하나인데 부지사님은 이문제를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요?

- 연금문제는 지난 정부에서도 말들이 많았던지 이번 정부에 들어 매듭을 빨리 짓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 그런데 구조조정이라는 단정적인 표현은 잘못 된 것 같아요. 마구잡이로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조직을 좀 더 슬림화 하고 직원들을 재배치해서 생산성을 향상시키자 하는 흐름이 하나 있고, 직원들의 능력 향상을 위한 솎아 내고 재교육 프로그램을 가져보는 그런 두가지의 양상인 것 같습니다.

▶ 중앙부처 공무원을 당초에는 6천여명을 줄이기로 했지만 실제로 줄인 인원은 3천여명 정도인데 이것은 정부가 양보하거나 그 양을 스스로 조절한 것이 아니라 농촌진흥청이 민간이양에서 존치로 돌아선 데 따른 결과일 뿐이라고 봅니다. 결론적으로 목표로 한 인원을 다 채운것이므로 그 여파는 여전히 걱정되는 사항이 아닐까 합니다.

- 기본맥락은 신규채용은 좀 억제하더라도 있는 분들을 내보내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알고 있어요. 그래서 법상 그렇게 할 수 없으니까 근로강도를 높이는 쪽으로 갈 것으로 판단됩니다. 결론적으로 조직을 효율화하여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도록 만드느냐에 이 문제의 핵심이 있는데 그것은 먼저 근로강도를 높이는 것이고 두 번째로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강화, 그리고 세 번째가 TF 유형의 조직정비의 수준이 될 것으로 봅니다.

“조직정비는 시대흐름의 반영이고 효율화의 추구를 위해 필요”

▶ 사실 지방의 공무원수가 비대해졌다는 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것의 대부분은 소방,경찰, 교육청 쪽이 비대해진 것이지 실제 우리 행정조직은 그렇지 않은데 왜 우리가 그 조정의 대상이라는 범주에 속해 있느냐 라고 반발하는 것입니다.

- 지방조직의 문제는 중앙에서 업무보고 때도 나오고 그러지만 몇% 줄여라 이렇게 할당하지 못하고 그럴수도 없습니다. 다만 중앙의 흐름에 따라 자율적으로 슬림화 하라는 권유는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지방조직의 공무원들이 가만히 움직이지 않으면 안된다고 봅니다.

- 조직의 정비는 주기적으로 자꾸 진단해 나가야 되잖아요 그렇지 않나요? 보통 새로운 일이 많아진다고 만들기는 쉬워도 시대의 흐름을 봐서 쇠퇴한 부분은 그간 소홀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차제에 신규기능을 보강하고 쇠퇴한 기능은 없애는 조직점검을 우리도 지금 하고 있고 각 시도에서도 그러한 방향으로 나가고 있어요 다만 조직점검의 목적을 사람을 줄이자 기구를 줄이자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도정의 일을 효율적으로 갖춰나갈 것인가 직원들 능력을 발휘하게 할 것인가 이게 목표고 그러한 방법으로 가다보면 중복된 것 줄이고 쇠퇴한 것 줄이고 하는 것이 나타날 수 있는 것입니다.

“회의는 자기학습의 계기, 능력강화를 위한 차원이며 경쟁력 확보의 수단”

▶ 최근 “얼리버드” “노홀리데이” 이런 것들이 충분히 공감하는 면도 없지 않지만 저항감도 없지 않습니다. 시간을 축차투입해서 생산성이 향상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휴가도 보내야 하고 재충전할 시간도 주어야 한다고 보는데 이 양자를 어떻게 조화하실 생각이신지요?

- 지금 중앙에서는 모든 회의를 8시에 시작하여 9시 전에 끝내고 9시부터는 본연의 업무에 들어가는 추세입니다. 그런 흐름을 보는 관점을 개인적으로 두 가지로 보는데 하나는 보다 열심히 하자는 것이고 국민들로부터 진짜 잘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부분입니다. 물론 포퓰리즘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과거에 비해 좀 더 노력해라 하는 국민들의 소리라 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반면에 농경사회나 산업사회는 근로시간이 곧 생산량과 직결되었지만 지금은 지식사회이고 머리가 곧 생산성을 좌우하니까 머리를 쉬게 하자 그래야 창의적인 발상이 나온다는 측면에서 다소 냉소적인 반응이 나올 수 있다고는 보는 겁니다. 그렇지만 전국적인 흐름이니까 어느 정도 맞춰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흐름을 당겨 일하는 행태에 조금의 변화를 가져 나갈 필요는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 직원들의 업무피로가 많다는 의견에 따라 드리는 말씀인데 지휘부의 회의가 업무진행의 통제력을 행사하기 위한 수단일 수 있는데 회의횟수를 지금보다 줄여서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난 회의가 두 번이예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인데 그정도는 해야 된다고 봅니다. 전체 실국장이 모이는 회의를 하는 이유는 실국장들은 자기 소관업무뿐 아니라 도청조직이 움직이는 기본 상황을 이해하고 서로 배우는 계기가 되는 겁니다. 그런 회의는 오지 말라고 해도 가서 들어봐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목요일 회의는 일부 조율이 필요한 부서로 회의가 한정되어 있는 것입니다.

“추경예산에 복지포인트 증액은 곤란”

▶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하는 데에 따른 인센티브도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건의사항을 드리는데 작년에 각종 중앙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약 30억원의 특별교부세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이것을 해당부서에 대한 인센티브로 한정하지 말고 전 직원이 다같이 노력한 것의 총화라는 측면에서 특별교부세를 녹여서 이번 추경에라도 복지포인트를 증액해 주는 방안을 제안 드립니다.

- 필요하다면 특별교부세를 흔들기 보다 일반예산을 사용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어떤 업무로 상을 받았다면 그 업무가 도청 전체업무의 총합일 수 있지만 특정분야일 수 있으므로 그 분야에 해외연수를 가든지 하는 방식으로 소화되는 것이 해당업무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누어 별개로 생각했으면 좋겠네요

▶ 그렇다면 특별교부세의 10%를 할당해 달라는 것보다 그러한 성과가 있었으니 일반예산에서 적정한 보상차원의 복지포인트 증액은 가능한지요? 우리도의 복지포인트 수준은 16시도 중 8,9번째 수준으로 중간보다 조금 떨어지는 실정입니다.

- 기본적으로 조직운영은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고, 일의 성과를 내는 사람에게는 인사상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싶습니다. 직원들의 복지문제는 따로 생각하자는 뜻입니다. 우리 직원들의 복지수준 향상을 위한 것은 별건으로 하여 일반예산에서 고려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 우리 식구들이 노력에 비해 덜 받는다 생각할 수 있으니 합리적인 방안으로 맞춰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복지포인트는 전략 전술상 그 전해에 잘 협의하여 당초예산에 들어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10%줄이자는 중앙에서의 흐름이나, 15%를 절감하겠다는 도지사님의 의중이 어려운 경제를 풀어가는 쪽으로 돌리자 하는 것인만큼 추경에 넣는 것은 인상의 필요성과 요인이 있다 할지라도 분위기와는 안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도적으로 이전해에 노조와 협의하여 확정한 다음 당초예산에 넣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는 것입니다. 아울러 직원들의 복지문제와 관련된 사항은 언제든지 터놓고 협의를 하고 복지부분의 아이템들이 있을 때는 내놓고 검토를 하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메모보고도 가능한데 왜 자꾸 서류를 만드는지 몰라”

▶ 일부에서 전자보고 등 비대면 결제보다 대면결제를 선호하신다는 말들이 있습니다.

- (단호한 어조로) 돈들여 내부망 깔아놓았는데 그 이용도 조사좀 해보고 싶어요. 인터넷으로 올리라고 하는데 왜 자꾸 대면결제 하러 오는지 몰라.

- 기본적으로 메모보고 있죠. 그런데 왜 메모보고 안하고 서류를 자꾸 만드는지 몰라요. 우리 집에도 망이 연결되어 있어요 바쁜일로 일이 남으면 집에서라도 다 처리합니다. 그리고 실국장들 집에도 망을 깔아서 집에서라도 빨리빨리 일 처리하라고 했으면 좋겠어요 직원들이 열심히 해서 올리잖아요? 그러면 저는 집에서라도 일일이 댓글 다 달아줘요. 얼마나 좋아요. 부지사 얼굴 보고 싶어서 오는지 몰라도 사실과 다르게 알려졌다면 내 진의를 분명히 알아 줬으면 좋겠어요

- 아울러 효율적인 방식인 전자보고를 통해서 조직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어떤 것을 했으면 좋겠다 하는 제의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인사문제는 아주 꼼꼼하게 고려”

▶ 원거리 사업소에 계시는 분들은 인사에서도 소외받고 여러모로 고생이 많은 것 같습니다. 노조에서 그런 분들과의 대화시간을 갖고 그 결과에 대해서 건의도 드리겠습니다.

- 인사문제에서도 인사그림표가 그려지면 전체를 놓고 일일이 다 따져봅니다. 그 바람에 인사팀에서 고생이 많지만 이 사람은 왜 여기 있어야 하고 이사람은 왜 옮겨야 하는 것에 대해 꼼꼼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오히려 세심하게 챙겨주셔서 고맙습니다. 부지사님의 이러한 진정성을 좀 더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몰라도 돼요. 자기일 꼼꼼히 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알려지니까요.

“직원들이 좋아하는 방향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 노사관계에 대해서는 어떤 방향을 생각하고 계신지요?

- 기본적으로 “잘 하자”입니다.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합리적인 주장을 한다면 받아주고 노력하는 것이 노사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일방적이지 않고 원칙의 문제를 가지고 접근한다면 좋은 결과를 서로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이 좋아하는 방향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 2008 도청 휴가계획이 나왔는데요

- (즉각적으로) 총무과장 시행은 잘 되고 있나요?

- 국과장들이 자기가 안갔다고 국․과의 분위기를 안되는 쪽으로 만들지 말아야 됩니다. 일부라도 가능하면 가라고 하고 싶네요. 휴가만큼은 자율성이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중앙부처도 수요일을 가정의날로 정해 놨는데 잘 안 지켜지더군요. 예전에 보니 차관이 직접 순회를 돌아도 일단 저녁먹고 대기하다가 차관이 퇴근하면 다시 사무실에 돌아오곤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강압적 단속으로는 안된다는 거죠.

- 나는 사실 토요일 일요일에 늘 사무실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정리할 것 정리하곤 하는데 일부러 전화는 안해요 주말에 나와 전화하면 나온다더라 하고 따라 나올까봐서요.

▶ 산경국 등 정무부지사 소관부서에 대해서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계시고 지시사항도 내려가고 있는 것 같은데요

- 정무부지사 계통은 정무부지사가 알아서 하는 것입니다. 다만 중앙쪽과 연관이 있는 경우에는 내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하여 전달과 조언도 해주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업무가 다른데 내가 하라마라 하는 것이 차원이 아니구요. 예를 들어 물가안정 분야가 행정부지사가 참석한 회의에서 안건으로 나온 경우 등에 대해서는 그런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강도를 사실적으로 전달하여 효율성을 높이려고 애쓰는 것입니다.

직접 만난 행정부지사는 조직관이나 일에 대한 개념이 명확했고, 생각보다 따뜻했다. 후덕하고 소탈해보였다. 직원들 대표들을 비롯해 직원들과의 대화를 자주 갖겠다는 약속을 빠트리지 않았고 그런 것이 지휘부와 간부들의 책임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오고 간 말씀 중에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노조와 방법의 차이가 조금 있을지 몰라도 추구하는 바는 같다고 봅니다. 모아 두었다 몰아서 하지 말고 수시로 건의사항이 있으면 건의하고 해결하는 노력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직원들이 신나야 일이 제대로 되죠 난 그렇게 생각해요”

“ 특별히 일하는 방식에 대해서 좀더 개선될 부분이 있으면 제안을 부탁드립니다. 총체적으로 직원들의 복지여건 근무여건 향상에 적극 관심을 가지고 노력할 계획입니다.”

“석사나 학사과정에 대한 지원 등 교육기회 확대와 직원들을 해외에 많이 보내는 방안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박사과정까지 지원하면 좋겠지만 그정도면 자기 돈으로 해야죠. 그런 지원보다 단기연수라도 해외 견문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성군수에 출마하신다는 설(說)들이 있습니다. 아니시죠?”라고 묻자 단호한 어조로 답했다. “고성군수에는 출마의사가 없습니다. 지역의 입지자들이 물어 왔을 때도 아니라고 이미 답을 했어요. 나는 행정공무원 이지 정치공무원 아니잖아요 맡은 자리에서 열심히 노력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