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한 정책과 지시를 거부하고 국민과 함께 하겠습니다.

-검역 주권 회복 및 국민 주권 사수를 위한 공무원 교원 시국선언문-

미국 광우병 쇠고기 수입 전면개방으로 시작된 시민들의 자발적인 촛불행렬이 정부의 폭력적 탄압 속에서도, 폭우 속에도 잦아들기는커녕 요원의 불길처럼 전국적으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촛불시위 현장에선 ‘고시 철회, 협상 무효’를 넘어서서 ‘이명박 퇴진, 독재타도’ 구호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것은  ‘머슴론’까지 들먹이며 국민을 ‘섬길’ 것이라 누누이 말해온 이명박 대통령이 오히려 민의에 반해 ‘고소영, 강부자 내각’을 밀어붙이고, 나라의 주인인 국민 몰래 광우병 쇠고기 협상을 진행하고,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사회양극화를 강요하는 교육시장화 정책, 공무원의 사망까지 부른 불합리한 공직사회 구조조정, 한반도 대운하, 수돗물을 비롯한 가스, 전기, 의료, 금융의 사유화 정책, 한미 FTA를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독단과 촛불집회에 대한 강경탄압으로 이제 우리 사회는 1987년 이래 취대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무자비한 군사독재권력 앞에서 국민항쟁으로 지켜낸 민주주의가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10대 학생들에서 유모차를 끌고 나온 주부까지 거리에서 밝히는 깨어 있는 촛불은 국민 주권을 지켜내려는 시민불복종운동이며, 21년 전 ‘독재타도’라는 기치 아래 함께 하였던 ‘6월 항쟁’의 민주주의 정신의 재현입니다. 

국민의 머슴을 자처한 이명박 정부는 이제 거짓과 임시방편으로 문제를 호도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겸허하게 국민의 뜻을 받아들이고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고, 쇠고기 재협상을 선포하여 검역 주권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리고 민의에 반하는 공공산업 민영화와 환경 파괴 대운하 추진계획을 중단해야 합니다.

최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김이태 박사는 대운하 추진 관련하여 양심고백을 했습니다.  농림수산식품부의 이진 공무원도 쇠고기 협상 비판 양심선언을 했습니다. 

우리 공무원과 교원은 정권의 하수인이 아니라, 국민의 일원인 동시에 국민을 위해 봉사하여야 할 책무를 가진 국민의 일꾼입니다.  

우리 공무원과 교원들은, 정권이 국민들의 뜻을 무시하는 정책을 강행해 국민들과의 충돌이 심각해지고 있는 현 시국과 관련해, 헌법상 주권자로서 정당한 요구를 촛불로써 당당하게 표현하고 있는 국민의 편에 서서 정권의 잘못된 정책과 지시를 거부할 것임을 선언합니다.  이는 민주주의와 국민 주권을 지키고자 하는 국민 열망에 조금이라도 함께 하고자 하는 충정의 표현이며, 국민에게 봉사하여야 공무원으로서, 국민의 교육자로서의 책무를 올바로 수행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정부가 국민을 무시하는 정책을 계속 밀어붙이고 비판을 폭력으로 진압하는 독단을 계속한다면 제2의 4. 19혁명, 제2의 6.10 항쟁이 일어나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우리 100만 공무원과 교원들은 정부가 국민을 무시하는 독단과 폭력을 계속한다면 국민과 함께 계속 싸워나갈 것입니다. 국민의 일원으로서 국민과 함께하는 촛불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며, 일선 현장에서 반국민적 정책을 고발하고 알리는 운동과,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는 운동을 널리 확대 실천해나갈 것입니다. 

이러한 우리 공무원과 교원들의 저항은 이제 어떤 정부도 국민을 무시하는 정책을 독단적으로 밀어붙일 수 없는 민주주의 시대, 국민 주권의 시대임을 선언하는 것이며, 이명박 정부에게 이제라도 오만과 아집에서 벗어나 국민을 섬기고 국민과 소통하는 ‘민주주의 정치’로 돌아오라 강력히 경고하는 것입니다.

우리 공무원 교원들은 이런 의지를 담아 이명박 정부에 거듭 촉구합니다.

이명박 정부는 쇠고기 재협상에 나서라!

공기업 민영화 정책과 국민복지 시장화 정책 중지하라!

가공할 환경파괴를 가져올 밀실 대운하 추진을 중단하라! 

2008년 6월 10일

검역 주권 회복 및 국민 주권 사수를 위한 공무원 교원 시국선언 참가자 일동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 법원공무원노동조합 / 전국광역자치단체공무원연대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