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舜孝는 平海 孫씨로 스스로 아호를 七休居士 라고 했다.  중국 漢
나라의 세 사람인 三休와 宋나라 孫肪의 호인 四休居士를 모아서 만든
것으로, 三休 세 사람과 四休居士의 청렴하면서 소탈하고, 안락을 본받
고자 노력하기 위하여 그렇게 칭했다.

  성품은 매우 소탈한 편이었지만 자신의 마음을 닦는 것은 게을리하지
않았으며, 항상 자제들을 모아 놓고 「우리 집안은 초야에서 일어나

대대로 전하여 내려온 옛 물건은 없다.  다만, 청렴하고 결백한 것을

전하는 것으로 족한 것이다. 」 라고 훈시하여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는 부끄러움이 없었기에 백성을 위한 일이라면 신이나 요괴에게도
두려움없이 꾸짖는 말을 했으며, 임금에게도 스스로 옳다고 여기는 말을

곧바르게 했다.

  成宗이 중전 윤씨를 폐하려고 할 때 그 부당함을 간하는 이 없이 후일
생각과 떨고만 있을 때 홀로 직간하여 주위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도
했다.

  孫舜孝는 앞을 내다보는 선경지명이 있었고 목숨을 두려워 하지 않고
간하여 成宗도 그를 어탑으로 불러 비밀스럽게 간언을 듣고 했으며,
그럴 때마다 대간에서는 그를 벌하라고 요청했으나 成宗은 충정과 기백이
있고, 허물이 없는 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벌주를 내리는 것으로
무마하곤 했다.

  그는 효자ㆍ열녀의 정려를 지날 때면 반드시 말에서 내려 두번 절을

하고 지나감으로서 스스로를 낮추고 백성들에게 본보기를 보이는데도
인색하지 않았다.

  孫舜孝의 집은 남산 밑에 있었는데 벼슬이 높고 임금의 신임이 두터

웠는데도 집은 볼 것이 없었고 살림은 극도로 검약했으므로 손님이 오면
술은 늘 막걸리였으며 안주는 밭에서 나는 채소 몇 가지가 고작이었다. 

  성종은 경회루에 올라 남산 쪽을 바라다 보며 孫舜孝의 검소한

술자리를 보게 되면 시종을 시켜 술과 안주를 내려 주고 사은하지 말라고

당부하고는 하였다.

  그는 평생을 검소하고 청렴과 강직을 신조로 삼았으며, 주위의 신망이

두터움은 물론, 목숨을 건 간언에는 임금도 스스로의 허물을 인정하고

그를 나무라거나 탓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후 광폭한 연산군도 고령을 이유로 사퇴를 청한 그를 궤장을 하사하고

비답을 내려 직간과 절개를 극찬할 정도였다.
연산군 3년 세상을 떴으며, 시호는 文貞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