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방공무원의 직급별 정원책정기준에 의하면 일반직은 5급 이상이 25% 이내, 지도직은 26% 이내이지만 연구직은 15% 이내로 낮다. 이 기준이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율적으로 정하게 되어 얼마 전 개정된 것에 의하면, 지방직의 사기 진작을 위하여 일반직은 5급 이상이 28% 이내로 상향 조정되었지만, 연구직은 그대로 15%로 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우리 조직의 경우 지난 조직개편으로 연구관(5급 이상)의 정원이 줄어들어 현재 11%이다. 일반직은 지난 8월 31일 기준으로 5급 이상이 26%이던데... 보아하니 전산직과 통신직도 11% 대이다. 소위 이공계 찬밥 신세는 우리도 예외는 아닌가 보다. 최근 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 “직렬별 직급별 비율을 형평성 있게 조정”하라고 했다던데 해당사항이 없는 건지 모르겠다.

  우리 조직의 연구사 가운데 재직기간이 만 20년이 넘는 사람은 전체 연구사의 20%, 10년 이상 20년 미만은 58%이다. 앞으로 10년 이내에 퇴임하는 연구관의 수는 연구사의 11%에 불과하므로 9%는 승진을 못한 채 재직기간 30년이 넘게 될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13%의 감소가 있었으므로 이 추세대로 신규 채용이 줄어들게 된다고 가정하면(올해 정원 감소로 현재 정원초과 상태이다), 10년 후에는 연구사의 77%는 재직기간 20년 이상이 되게 된다. 대개 대학원을 마치고 공직을 시작하는 연구직의 특성을 감안하면 10년 이내에 퇴임해야 하는 연구사가 4명중 3명을 넘게 된다는 계산이다. 한마디로 내무반에 병장들이 넘쳐나게 된다.

  우리 연구직들은 본연의 연구 업무보다는 승진에 매달리거나 승진 후 전공을 살리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고자 단일직급제를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 온 결과 작년에 국회에 상정했으나 마무리하지 못한 채 17대 국회가 끝나버렸다. 연구직이 승진에 연연하는 건 속물들이 하는 세속적인 것이라 믿는 순수성을 가지고 있기에, 상대적으로 낮은 5급 이상 비율에도 나서서 주장하지 못한 면도 있다. ‘이공계 우대’라는 말을 들을 때에도, 그나마 우대를 받아 이 정도 대우를 받는 거라고 위안을 하곤 했었다. 하지만, 요즘 사상 최대 승진 인사라는 데 여기에 끼지도 못하는 연구직의 10년 후 어두운 전망을 바라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힘이 빠지는 건 어찌할 수 없는 속물이라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도청 노조에서 일부 직렬에게만 특별히 신경을 쓰기는 힘들 거라 생각하니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고... 우리의 사기 진작은 우리 스스로 정신 수양을 통해 이루어야 하는 것인지...

  불우이웃을 돌아보는 세밑, 승진인사에서 소외된 연구직에게 따뜻한 눈길 한번 보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나~안 연구직이 되었고

이공계 우대한다는 말을 믿었을 뿐이고

승진보다는 연구에 몰두해야 한다고 믿었을 뿐이고

자신의 만족과 행복은 스스로 해야만 할 뿐이고

연구직 동료 여러분, 너무 기죽지 말아요. 밝아오는 소띠 새해에는 우직한 저력을 보여주자구요. ‘나’ 아닌 ‘우리’의 모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