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공무원노조 “‘직권남용’ 시장 등 고발” [한겨레]

대구시공무원노조는 24일 “대구시 간부직원들이 노조 탄압에 혈안이 돼 있다”며 김범일 시장과 권영세 행정부시장을 부당노동행위와 직권 남용혐의로 검찰과 노동부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 22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공무원연금법 개악 저지와 사회 공공성 강화를 위한 100만 공무원, 교원, 공공부문노동자 총궐기대회’에 대구시 공무원노조원들이 참석하지 못하도록 간부직원들이 갖가지 방법으로 방해를 했다고 주장했다. 권 부시장이 대회 전인 20일 국장급 간부회의를 소집해 행정안전부에서 보내 온 집회 참석 자제 요청 공문을 소개한 뒤 여의도집회가 불법이라며 직원들이 참석하지 못하도록 특별대책을 세우도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간부들은 조합원을 개별적으로 만나거나 밤늦은 시간에 전화를 거는 방법으로 집회에 참석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심지어 몇몇 간부직원들은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집회에 참가하는 사람은 징계 조치하고 주동자는 파면한다”는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서슴지 않았다고 노조는 폭로했다. 또 간부들이 이처럼 온갖 비열한 방법을 동원해 탄압을 하는 바람에 대구시 공무원들은 애초 1천여명이 집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정작 350여 명 정도가 상경하는데 그쳤다고 노조는 밝혔다.

이와 관련해 노조간부 30여 명은 24일 오전 8시50분 시장실 앞에 모여 “김 시장이 간부들의 부당노동행위에 책임을 지고 노조에 사과할 것” 등을 요구하는 항의집회를 열었으며, 김 시장은 이 자리에서 유감을 표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간부직원들이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른 증거들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며 김 시장을 부당노동행위로 노동부에 고발하는 한편, 권 부시장은 직권 남용과 업무 방해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대구시공무원노조 김병수 위원장은 “곧 고발장을 접수하기 위해 자문변호사와 구체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 부시장은 “일부 간부들이 집회에 참가하지 말도록 자제 요청을 하는 과정에서 발언과 행동이 부풀려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사전에 지시를 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구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