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인턴’ 1만명 어떻게 뽑나

정부가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내년 약 1만명 규모의 행정인턴 직원을 뽑는다.

행정안전부는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행정인턴 운영계획이 최종 확정돼 선발 등 채용절차를 본격 개시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를 위해 행안부는 최근 ‘중앙행정기관 행정인턴십 운영계획’을 확정, 각 부처에 통보했다. 당초 2009년도부터 중앙행정기관 행정인턴제를 추진하기로 하고 그동안 민간사례 벤치마킹 등 준비작업을 해왔으나, 최근 불황으로 청년층의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정부가 이에 적극 대응하고, 민간부문의 고용확대 분위기를 이끌기 위해 시행일정을 앞당겼다.

행안부 관계자는 “시행일정을 앞당긴 것은 중앙부처나 지자체나 모두 예산 중 이번 계획에 대한 부분을 올해 안에 배정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별도 예산을 확보하지 않고 내년도 예산 중 10%를 절감해 이 비용을 이번 계획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번 선발은 15부 2처 18청 전 중앙행정기관을 대상으로 하며, 부처별 선발인원은 정원의 1%를 기준으로 책정되었는데, 지방경찰청, 지방국세청 등 각 지방관서 정원 기준으로 선발ㆍ배치되기 때문에 수도권과 대전권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골고루 선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행안부에 따르면, 중앙부처는 2650명, 지자체는 2800명, 정부산하기관 4000여명 수준을 각각 뽑게 되어, 전체 채용 인원은 1만명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가 선발하는 행정인턴은 주 40시간 근무하며, 공무원 1호봉에 해당하는 월 100만원의 보수가 지급된다. 시간외 초과수당 등의 별도 수당은 지급되지 않지만, 국민연금, 고용?건강?산재보험 등 4대 보험 혜택은 주어진다. 근무기간은 기본적으로 10개월이며, 최대 12개월까지 가능하다.

이들은 중앙행정기관, 지자체, 정부산하기관 등에서 일하며 경험을 쌓는 공공부문의 인턴사원으로 임시?일용직이 아닌 전일제(오전 9시~오후 6시)로 근무하는 일종의 계약직이지만 공무원 신분을 부여받지는 않는다.

행안부 관계자는 “여름방학 등을 이용해 3개월짜리 인턴십을 진행했지만, 내부적으로 고용 안정에 대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10개월 이상 일하게 되면 업무에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 나중에 일을 할 때도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그때 되면 혹 경기도 좋아져 취업시장이 살아날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있다”고 전했다.

행정인턴은 서류전형ㆍ면접을 통해 채용할 계획이다. 공채처럼 시험을 치를 경우 역시 대졸 및 대졸 예정자를 대상으로 한 6급 견습직원이나 추후 정규 공무원과의 대우 측면에서 형평성 문제가 대두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성을 요하는 토목 등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일부 기술 직렬의 경우는 해당 업무능력 평가시험을 치르거나 자격증만으로 뽑은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번 행정인턴 모집은 다른 공직시험처럼 최대한 공정성을 지키는 차원에서 노동부의 청년실업해소특별법에 정해진 만 29세 이하라는 기준을 완화해 학력이나 나이 제한을 두지 않을 계획이다. 다만 대졸 미취업자 중 장기 구직자 등에 대한 실업대책임을 감안하여 취업이 확정된 자나 대학 재학생 및 휴학생 등은 선발대상에서 제외된다.

행정인턴이 담당하는 업무는 각 부처의 수요에 따르되, 단순 사무보조나 잡무 대신 전문분야별 실무경험을 체득하여 경력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기존 일용직으로도 처리 가능한 문서정리, 데이터 입력 등의 기본적인 일처리를 맡기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행안부는 전문성을 요하는 이전 법령 비교 분석과 대안 마련, 외국사례 분석, 특히 중앙공무원교육원과 같은 집행업무 등 일손이 부족해 다소 소홀했던 업무에 집중 투입하거나 외국공무원 교육과정에 참여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업무 중 실제 본인이 희망하거나 전공했던 것과 유사한 업무를 맡겨 경력 자체가 진로 설정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 행안부 측의 복안이다. 이를 위해 행안부는 행정인턴을 위한 70페이지 분량의 매뉴얼북을 제작하고 있으며, 이를 곧 배포할 계획이다.

또 행정인턴에게 어학교육ㆍ사이버교육 등을 실시하여 취업역량을 강화하고, 취업활동 휴가ㆍ취업박람회 등을 통해 구직활동도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다. 또 근무기간이 끝나면 수료증도 발부해 취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방침이다. 이에 대해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청년실업의 일시적 해소차원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취업이 되면 그만둘 수 있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행정인턴은 정규직 또는 비정규직 공무원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없고, 신규 공채 지원시 가산점 등 특전도 부여받지 못할 전망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공무원으로 정식 채용하려면 조직개편이 수반돼야 하는 데다 1년 이상되면 비정규직, 2년 이상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해 무리가 있고 다른 공무원들과 채용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면서 “다만 특채나 면접 때는 유리한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신상윤 기자(헤럴드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