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고참 공무원 받는돈 6.3%만 줄어 … 연금 지급도 내년 임용부턴 65세로 늦춰

공무원연금제도발전위원회가 24일 발표한 공무원연금개혁안은 기존 공무원들의  기득권을 철저히 보호하고 있다. 연금을 받기 위해 매달 월급에서 떼는 돈도 크게 올리지 않고 퇴직 후 매달 연금으로 지급받는 돈도 조금밖에 줄어들지 않도록 했다. 반면 내년부터 새로 임용되는 공무원들은 지금보다 26% 이상 많은 돈을 내고 연금 수령액은 25% 이상 적게 받아가도록 변경했다.

김상균 위원장(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은 이에 대해 "과거의 약속과 지금의  약속이 달라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과거에 획득한 연금의 훼손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고참 공무원일수록 혜택

연금 개혁안은 빨리 공무원이 된 사람일수록 부담(보험료)은 덜 늘어나고 혜택 (연금수령액)은 덜 줄어들도록 하고 있다. 20년 전에 임용된 사람과 10년 전에  임용된 사람을 예로 들어 보자.

20년 재직한 공무원이 앞으로 10년 더 근무한 뒤 은퇴한다고 가정할 경우 연금을 받기 위해 재직기간 중 납부하는 돈은 모두 1억4967만원이다. 연금 제도 변경 이전의 1억3597만원에 비해 10% 정도 늘어난다. 이 공무원이 퇴직 후 매달 받는 연금은 158만원이다. 제도 변경 전의 연금(169만원)에 비해 6.3% 정도 줄어들게 된다.

이에 비해 10년 재직한 공무원이 앞으로 20년 더 근무한 뒤 은퇴할 경우 총 납부하는 돈은 1억6043만원이다. 제도 변경 전(1억3418만원)에 비해 19%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퇴직 후 매달 받는 돈도 166만원에서 152만원으로 8% 정도 줄어 든다. 기존 재직기간에는 기존 고연금 계산 산식을 그대로 적용하는 까닭에 이같은 차이가 난다. 결과적으로 늦게 공무원생활을 시작한 사람이 상대적인 손해를 보는 셈이다.

◆신규 임용자 피해

내년에 임용되는 28세 공무원이 30년 뒤 3급 국장으로 은퇴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 공무원이 재직기간 동안 연금을 받기 위해 납부하는 돈은 모두 1억6848만원 이다. 연금 제도 변경 이전의 납부금액(1억3368만원)보다 26% 많은 금액이다. 퇴직 후 매달 받는 돈은 월 158만원에서 118만원으로 25% 줄어든다. 이는 신규  임용자부터 연금 지급시기를 기존의 60세에서 65세로 늦추기로 했기 때문이다

◆1기안에 비해 비슷한 혜택

연금제도발전위원회는 지난해 1월에도 연금개혁 1차 시안을 발표했다. 이 안과  비교할 때 공무원들이 받는 연금액수나 내는 돈은 비슷한 수준이다. 1차 안이  나왔을 때 '무늬만 개혁'이라는 비난이 빗발쳤지만 기존 공무원들의 반발에 밀려 연금안은 크게 진전되지 못했다. 결국 2차 안도 '무늬만 개혁'이라는 얘기다

1차안과 동일한 부분을 보면 △신규임용 공무원의 연금지급개시연령 연장(60세 →65세) △유족연금 지급률 인하(퇴직연금액의 70%→60%)△연금산정보수를 퇴직  전 최종 3년 평균보수월액에서 전 가입기간 기준소득 평균으로 바꾼 점 등이다

반면 퇴직수당을 민간 퇴직금 수준으로 인상하는 안은 폐기됐다. 또 연금상한액 (전체 평균의 1.8배)을 설정해 고액 연금수급을 막은 점도 달라졌다.

연금을 받을 수있는 기간도 40년으로 늘리지 않고 지금처럼 33년으로 한정했다

 연금수급을 위한 최소 재직기간도 10년으로 축소하려 했지만 지금처럼 20년으로 유지해 나름대로 진전된 방안을 만들려 노력한 흔적을 남겼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