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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대비, 대응논리 개발에 시동을 걸었다.

8일 경기도에 따르면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날 오전 열린 도 실·국장회의에서 '우리나라 지방행정구역 개편의 논리와 대안 검토'란 주제로 발표를 했다.

임 교수는 "지방자치단체란 개념이 없는 사회주의 국가를 제외하고 광역자치단체가 없는 국가는 전 세계에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예를 들며 "제주도가 행정단계를 1단계로 줄이자 기초자치단체의 민원이 도에 집중되고 있는 것처럼 지방행정체제가 개편되면 모든 민원이 중앙정부로 집중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도를 폐지하는 것보다 도와 시·군의 기능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방향으로 지방행정체제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영국에서는 광역단체와 기초단체 간 갈등이 거의 없는데 이는 기능중복이 없기 때문"이라며 "도는 경제·산업·도로 등 광역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시·군은 사회·문화·복지 등에 집중하는 방향으로의 개편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경기개발연구원도 이날 회의에서 "중앙정부와 광역단체, 기초단체 간 기능조정을 통한 분권형 국가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경기연은 "중앙은 외교와 안보·국방 기능을 수행하고 광역 시·도는 정책 및 조정기능을, 시·군은 집행 기능을 담당하는 방향으로 기능이 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방분권시대의 경쟁력 주체인 광역 시·도의 대외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인근 시·도와 통합, 규모를 늘리는 준연방제 형태의 정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생활권이 같은 소규모 시·군의 경우 자율적으로 통합해 규모의 경제를 구현하고, 시(市)-구(區)-동(洞)이나 군(郡)-읍(邑)-면(面)으로 이뤄진 기초자치단체의 행정단계를 단순화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날 회의는 경기도가 직접 대응논리 수립에 착수한 것은 아니지만 경기연과 해당 분야 전문가 등의 도움을 받아 논리전을 준비하는 성격을 띤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직 정확한 윤곽조차 확정되지 않은 정책에 대해 도가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점에서는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대해 느끼고 있는 강한 위기의식도 묻어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허숭 도 대변인은 이날 오후 가진 정례브리핑을 통해 "조건부 반대입장을 밝힌 서울시를 제외하면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찬성하는 광역단체는 대구광역시와 전라북도뿐"이라며 "기초단체를 통합하는 것은 경기도 역시 찬성이지만 도를 폐지하는 것은 명백하게 반대이고, 앞으로 지방행정체제 개편 논의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돼 준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