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공무원노동조합::

정말 염치없는 행정안전부

공무원연금 개혁은 뒤로 미루고, 국민세금서 2조원 적자보전요구 (매일경제)

이명박 정부가 공무원 연금개혁은 뒷전인 채 연금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2조원이 넘는 금액을 내년 예산에서 부담하기로 방침을 세워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적자 규모는 2006년 정부 추계보다 훨씬 많은 것이어서 공무원 연금 재정 파탄에 대한 염려가 현실로 다가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연금재앙`이 코앞에 닥쳤음에도 행정안전부는 당초 올해 상반기에 마무리짓겠다는 목표로 추진한 공무원 연금개혁은 갈팡질팡하고 있다. 공무원 노조를 참여시킨 이후 논의가 전혀 진전되지 못하고 있어 장기 표류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 적자보전액 큰 폭 증가

= 행정안전부는 2009년 정부 예산안에 공무원 연금 정부 보전액으로 2조500억원을 반영해 내년 적자분을 메우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정부 측 공무원 연금 장기재정전망(2006년 불변가격 기준) 당시 1조8192억원보다 2308억원이나 많은 액수다. 행안부 연금담당 관계자는 "퇴직률이나 공무원 수가 변동됨에 따라 연금 수지차가 커질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당초 예상치는 불과 2년 전에 추계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적자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공무원 연금 적자는 이미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 올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서는 연금 적자는 향후 10년간 총 규모가 무려 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연금개혁위 15차례 회의 헛일

= 공무원 연금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연금개혁은 단 한 발짝도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행안부에 따르면 지난 6월 18일부터 공무원노조를 참여시켜 연금 개편을 원점에서 재논의하고 있는 공무원연금개혁발전위원회(연발위)는 지금까지 15차례(본위원회 8회, 소위원회 7회) 협의를 벌였지만 합의를 단 한 건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연발위 한 위원은 "노조 측에서 전문가들이 짠 재정추계가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핵심 안건인 지급률 등은 아예 얘기도 못 꺼내고 있다"며 "정부가 연금개혁에 노조를 끌어들일 때부터 예견된 일"이라고 개탄했다.

2년을 끌어온 연금개혁을 연내에 마무리짓기 위해서는 9월까지 발전위 건의안을 마련해야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이때까지 합의안 도출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염려가 나오고 있다.

연금개혁이 늦어지는 것 못지않게 정부가 노조 눈치를 보느라 국민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개악안`을 추진하려는 것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정부는 기존 공무원은 그대로 놔둔 채 신규 공무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내용을 개편안에 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정부 공직 내부서도 비판

= 원세훈 행안부 장관은 지난 3월 5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도 공무원 연금개혁에 관심이 많다.

공무원 연금개혁을 올해 상반기에 마무리하겠다"고 장담했다. 이 같은 방침에 따라 지난 4월 연발위 소속 공무원연금제도개선위원회는 퇴직한 공무원(33년 근무 가정)이 매월받는 연금 수준을 급여 대비 현행 69.96%에서 47.35%로 22.61%포인트까지 낮추는 내용을 담은개혁안을 만들었다.

그러나 공공 부문 개혁에 대한 공무원 사회 반발이 확산되면서 행안부는 연금개혁 논의가 시작되고 처음으로 노조를 연발위에 끌어들인 이후 두 달 동안 전문가들과 노조에 개혁 논의를 떠넘긴 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공무원 연금개혁이 표류하면서 공무원들이 오히려 좌불안석이다.

정부부처 국장급 공무원은 "지금은 국민 여론이 잠잠한 듯하지만 연금에 국민 세금이 본격적으로 투입되면 공무원 연금을 국민연금과 통합하라는 국민적 요구가 폭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한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