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도 못간 ‘수도사업 민간위탁 방침’

상수도사업을 민간에 위탁하는 것이 민영화냐, 아니면 단순한 경영 효율화냐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당정이 ‘상하수도 서비스 개선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률안’을 9월 정기국회에 논의키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진지 하룻만에 ‘민간위탁 불가 방침’을 발표해 혼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환경부 이만의 장관은 25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먹는 물 정책 선진화 대토론회’ 모두발언에서 “(상수도사업을 민간에 위탁하는 것은) 전문가를 아웃소싱해서 수질을 향상시키고, 효율을 높이는 것이지 시스템의 귀속자체를 바꾸는 민영화가 아니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이어 “물은 근본적으로 공공서비스의 기본이고, 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정부와 지자체의 존립 근거”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날 토론주제 발표자로 나선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장은 “물산업지웝법은 자연환경과 생활환경의 보전을 계몽해야 할 환경부의 정체성을 흔들고 있다”며 “이는 (정부가) 밀엽꾼과 밀엽감시인을 동시에 맡겠다는 것”이라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염위원장은 “이제라도 환경부는 물산업지원법의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며 “이런 비정상적인 법률체계로는 국민을 설득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타부서의 협조를 구하는 것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전국공무원노조 등 시민단체도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많은 민간자본에 문을 열어줘 완전 민영화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며 “정부의 새 법안이 허용하는 100% 민간 자본의 제약 없는 시장 참여는 상수도의 재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세계적으로 민영화라는 뜻은 소유권 뿐만 아니라 민간 부분이 공공사업의 핵심적인 부문에 참여하는 것을 지칭한다”며 “상수도 사업의 핵심인 ‘운영, 관리권’ 전체를 민간에 넘겨주면서 민영화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앞서 당정은 지난 24일 수도사업의 소유는 지자체 등 정부가 하되 운영은 민간에 맞기고, 기초단체 단위에서 하는 수돗물 관리를 광역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상하수도 서비스 개선 및 경쟁력 강화 법안’을 마련, 9월 정기국회에서 논의키로 했다.

그러나 이튿날인 25일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한나라당은 수돗물 관리를 민간위탁에 맡기겠다는 방침을 스스로 철회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민간 위탁이 곧 민영화라는 의미로 받아들여 질 수 있어 민영화는 절대 없다고 강조한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기·가스·수도부문 등의 경영 효율화는 불가피하다”고 여지를 남겨 논란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win5858@fnnews.com김성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