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등 쟁의 후에 노사가 협상을 통해 징계를 최소화하기로 합의했다면 이를 존중해야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박기주 부장판사)는 여천 NCC 노조 위원장이던 A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여천 NCC 노조는 단체협약 체결 과정서 협상이 결렬되자 총파업을 시작했고 이후 30여일간 계속됐다. 이에 회사는 노조위원장 A씨 등 파업참가자를 고소하고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이후 협상을 통해 파업을 마무리지으며 노사는 더이상 형사고소를 하지않고 이번 파업과 관련된 징계를 최소화 하기로 합의하며, 이미 제기한 민·형사 사건에 대한 처벌 및 배상을 최소화하는 내용을 합의문에 담았다.

구속됐던 A씨는 보석으로 풀려나 회사를 다니다가 5년여간의 재판 끝에 2006년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판결을 받았고 회사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A씨의 면직을 결정했다.

이에 A씨는 "징계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면서 해고 무효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일단 "징계를 하지 않기로 했다면 합의서에 명문화해 기재했을 것이라서 징계를 하지 않기로 했다는 A씨의 주장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쟁의행위와 관련된 형사책임 및 징계를 최소화하기로 합의했고 쟁의행위나 그로 인한 형사판결을 이유로 인사처분을 할 때는 그런 취지를 존중해야 하고 적어도 가장 무거운 처분인 해고를 할 때는 더욱 그렇다"고 판단했다.

이어 "징계 최소화의 의미는 징계범위나 수위를 모두 최소화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며 "A씨가 보석으로 석방된 후 5년 이상 근무했고 이후 원만한 노사관계를 유지해온 점 등으로 볼 때 A씨와 회사의 신뢰관계가 상실돼 근로관계의 유지를 기대할 수 없는 경우라고 할 수 없다"며 A씨에 대한 해고가 무효라고 판결했다.

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nom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