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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2. 13일자 인사발령에 대한 논평

인사는 조직을 순환시키고 발전시키는 중요한 도구이다. 인사로써 늘 존재할 수밖에 없는 조직의 현실과 구성원들의 희망 사이의 괴리를 최소화 하는 것은 일하기 좋은 조직을 만드는 관건이 된다. 소리 없이 조직을 굴러가게 하는 것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한편 승진이 없는 사실상 인사공백기간의 답답함 속에서 공직의 고단함에 쉬 벗어나기 어려운 젊은 구성원들에게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식의 말은 사실 그들을 충분히 위로하는 것이 못된다. 일종의 조직내 기성세대에게 안도감을 줄 뿐이다. 예전엔 더했다든지 지금의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이라면 그것만큼 무의미하고 무력한 조언이 있을까? 구성원들에게 지금은 현실적 위로 또는 동기부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증명이 필요한 필연

이번 인사에 대해 아쉬운 점은 인사를 통해 드러난 공간적 상황이 지극히 폐쇄적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는데 있다. 대략 3~4인의 등장인물이 제한된 공간 안에 재배치되는 패턴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문제는 총무과 서무팀 출신들이 그 부서를 중심으로 헤쳐모여 하고 있고 교류의 범위도 총무과장을 중심으로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에 있다. 이렇게 됨으로써 견제와 균형 그리고 구체적이고 일반화될 수 있는 많은 경우의 일들이 제대로 걸러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결코 작지 않다. 더구나 이를 두고 우리 조직의 인사 선진화는 아직 멀었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렇게 된 데에 분명한 필연성이 있다면 이를 설명하여 구성원들에게 조직 전체를 꿰뚫는 고갱이를 찾게 해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보이는 자체가 일반화된다면 구성원들이 적성과 희망보직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유유상종식 인사교류의 폐단이라는 지적으로부터 도저히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실무줄을 잡고 있는 총무과장의 인선 스타일로 볼 때 혈연, 지연, 근무연 외의 인물이 검증배수에 진입하기란 매우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다음 인사에서는 이 같은 의문점들이 지체 없이 해소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조직의 인사는 혼자서 침대보를 씌우는 것과 비슷하다. 어지간히 애를 써도 네 귀퉁이를 반듯하게 맞추기가 그다지 쉽지 않다. 한귀를 맞춰 놓더라도 다른 쪽에서 흐트러지기 십상이다. 그러므로 혼자만의 완벽을 추구하면 곤란하다.

우울한 대기자들

스페셜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들어오는 과원으로 인하여 이번 인사는 승진이 없는 어정쩡한 메우기 인사가 되어 버렸다. 그러나 구성원들이 승진에 대해 초연해지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을 감안하여 대기기간이 가능한 빨리 끝날 수 있도록 신속한 추진을 인사부서에 부탁드린다. 사람만이 희망이어야 하는 강원도청에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많아야 조직이 잘되는 법이다.

많은 개별고민들이 승진이라는 미결과제에 갇혀 있는 것은 결국 조직의 고통이다. 승진을 앞둔 유력한 대기자들의 끝 모를 멜랑콜리의 치료가 곧 조직의 문제를 조속히 해소하는 것과 같은 맥락에 있음이다.

승진이라는 말이 나와 덧붙이자면 이번인사는 승진의 메카니즘이 주무부서 또는 특정부서의 편중에서 벗어난 혁신적 변화가 필요함을 각인시켜 준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공석이던 인사담당 자리를 두고 각축이 대단했다는 말이 많이 돌았던 것도 기실 만인의 고민인 승진문제와 깊은 관계가 있음의 방증이다.

인사담당은 여간해서 만족도가 큰 조직성과를 얻어내기 힘든 직위임에 분명하지만 일정부분 인사재량권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일 뿐 아니라 성과의 크고 작음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승진이 담보되어 왔던 자리임에도 틀림없기 때문이다. 공정하여 사심 없는 인물이 배치되어야 할 곳은 어디 인사담당 자리뿐이랴.

쥐는 잡되 독은 깨뜨리지 말아야

집단적 공모에 의한 비리불감은 항상 경계하여야 한다. 관용차 배차 및 차량배정, 사적용도 사용 등 어쩌면 오래전에 이미 위험수위에 가까이 있었을지 모를 차량지원실 비리문제가 결국 내부갈등으로 표출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많은 분들의 걱정을 덜기 위해서는 빠른 시간 내에 발본색원을 하여야 하며, 그 관리 또한 계속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조직의 병든 부분에 대한 과감한 조치가 인사와 함께 뒤따르게 되기를 많은 구성원들이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노파심의 첨언이지만 이후 경중을 엄히 따져 조치하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는 상당수의 구성원들이 일괄 매도되지 않도록 보살피는 것도 빠뜨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고시출신 부단체장인사의 연착륙을 기대한다.

조직개편에 따라 일ㆍ능력중심, 기술직을 배려한 부단체장 인사를 단행한 것에 대하여 환영한다. 젊고 유능하며 해외근무 경험이 있는 지방고시출신들이 일선행정에서 좋은 역할을 통해 도와 시군간 연계가 잘되는 계기를 마련하리라 기대하는 바이다.

그간 시군 고급 간부를 배출하기 위해 도입한 지방고시 출신들이 원래 목적에 맞지 않게 도청에 집중돼 있는 것이 조직의 큰 부담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결과는 비순환적 인사적체의 해소라는 측면에서도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번과 같은 도와 시군간 인사교류가 원칙적이고 지속적으로 정착되기를 바란다. 이런 패턴이라면 유능한 인력들이 시군의 현황을 정확하게 알고 다시 도로 와서 시군의 현안을 챙길 수 있고, 도에서 발휘하는 시군간 현안에 대해 정책조정 역량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13. 2. 15.

강원도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최종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