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공무원노동조합::

어디까지가 '적절한' 징계인가 　전국공무원노조의 총파업이 무산된 직후 나타난 공직사회의 두드러진 한 현상은 파업 가담자의 징계 수위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는 것이다. 가담자 수가 그 어느 곳보다도 많았고, 중징계 대상 공무원이 712 명이나 되는 강원도라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인다. 김진선 지사야 당연히 이에 생각이 많을 것이나, 과연 모두가 공감할 '적절한' 징계가 어느 선인지 더불어 고민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에서 이해찬 총리가 단순 가담자를 정상 참작하리라 말해 중징계 원칙이 후퇴하는 느낌을 주면서 이 문제는 앞으로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됐다. 한 마디로 '강경 원칙'과 '정상 참작' 사이에서 어떤 기준을 세우느냐, 징계의 대 전제는 무엇이냐, 정상 참작에 운영의 묘를 어떻게 살릴 것이냐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중징계를 염려하여 억울해 하는 가담자도 속속 나타나고 있으며, 반성 이후 선처를 호소 읍소하는 사례도 있고 보면 징계 수위를 어떻게 정할지 정말 난감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엄정한 조사와 정확한 판단이 절실하다고 본다. 사람 자체가 아니라 그 행위의 위법성 등에 초점을 맞춰 객관적 잣대로 판단해야 마땅하다. 이 경우 특히 염려되는 점은 말하자면 '이 기회에…' 하는 식의 보복성 징계의 소지가 개입돼선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평소의 근무 자세를 이번 일에 얹혀 처리하거나, '사람'을 놓고 판단할 경우 이런 우를 범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인사 적체와 관련시킬 경우 사후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중징계도 그렇지만 정상 참작도 총파업 당일의 상황과 처신 등 분명한 이유가 밝혀져야 하며, 그에 근거해 떳떳하고 당당하게 결론 내려야 여론의 지지를 얻게 될 것이다. 　이에 덧붙여 유념할 것은 형평성의 문제다. 정보 전달에 한계를 드러내 파업 첫날 결근자가 많았던 점, 제비에 뽑혀 가담할 수밖에 없었던 경우, 정황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집행부의 일방적 권유 등 강원도적 특이 현상이 반영돼야 마땅하다. 인적(人的) 열세를 면치 못하는 강원도가 타 지역보다 많은 희생을 낳는 결과를 보인다면 형평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 '강경 원칙'과 '정상 참작'의 대 전제는 무엇인가? 운영의 묘는 또 무엇인가? 그 답은 곧, 중징계라는 엄정한 원칙은 지키되, 시간이 걸리더라도 가담자 각인마다의 생각과 행적을 정확히 살펴 그에 합당하게 내려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 소명의 기회도 충분히 주어져야 할 것이다. '적당히'가 아니라 모두가 공감하는 '적절한' 징계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