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 강원도의회의 정책지향적 행정사무감사를 촉구한다.

불필요한 과다자료 요구 등 구태는 여전 (총 1,028건 요구, 605건 질의 : 본청,교육청 기준)

2010 제8대 강원도의회 첫 행정사무감사는 초선이 30명이나 되었음에도 양상은 과거와 별 차이가 없었다. 집행부에서 자료를 제대로 내놓지 않는다며 큰소리만 친 것하며, 5개 상임위가 하나같이 수박 겉핥기식 질문을 쏟아낸 것 또한 매년 보는 장면이었다. 때문에 증인들 불러놓고는 선서나 하는 정도만이 유일한 차별화였다면 평상시 상임위원회나 잘 운영할 것이지 행감이라는 타이틀까지 필요하였냐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웠다.

매년 반복되는 자료만 수두룩하게 요구하는 것부터 문제였다. ‘09행감종기부터 ’10행감개시전까지의 1년치 정도가 아닌 심하게는 민선2기이후 십수년치의 자료까지 합하여 총 1천여건 이상을 한꺼번에 요구했고, 때문에 집행부 공무원들은 A4 몇십박스나 되는 자료 복사 등에 철야와 주말없는 출근으로 도청은 북새통을 이루었지만 실제 언급된 것은 절반정도에 불과했다.

행감을 일상감사와 혼동하여 미주알고주알 캐는 행태도 다를 바 없었다. 심지어는 실국장이 참고용으로 수집해 놓은 업무담당별 기초자료(일명 보조자료)까지 제출을 요구하여 집행부공무원의 전문성과 창의성에 근거한 기본 재량판단 사항마저 행감 대상인지 의구심이 들게 한 경우도 있었다.

결국 실행되지는 않았지만 달라진 제도에 대한 공부에 소홀하여 감사계획의 변경 없이 임의로 증인출석을 강제하여 자치법규 위반을 초래하기 직전까지 가기도 했었고, 연하의 의원이 연상의 집행부 공무원에게 예사로 반말하는 사회적 통념마저 무시되는 사례도 여전하였다.

쟁점은 변죽만 치고 요긴한 부분은 비켜가고

행감은 집행부의 정책사항을 비판적으로 견제․감시하고 검증하고, 제도적 문제점 등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알펜시아리조트 등 잘 알려진 쟁점사항은 변죽만 쳤고, 지방의료원의 경우 지방공사로서의 수익성 부분만 부각시키는 바람에 어려운 도민들을 위한 공공의료기관으로의 기능을 우선에 둔 문제해결 인식은 여전히 미흡했다.

도-시군간 인사교류 필요성과 적정성, 조직안정성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 등 긴요한 조직인사부문에서도 도청의 주요부서별 출신 지역구 분포비율이나 따지는 구악이 반복되기도 했고, 신입생 유치이후엔 학생에 대한 기여도가 전무한 전임강사 이상 교수진의 문제 등 도립대 활성화 논의가 없었던 점도 아쉬웠다. 그들의 주당 평균 강의시간은 3~9시간에 불과한 반면 겸임교수 포함 80여명의 강사진이 전담하고 있는 강의부실성은 개선점이 시급한 사안이었다.

행정사무감사 바로잡기 개선사항

제8대의회의 첫 행정사무감사가 기대만큼의 역할을 못했다고 하지만 아직도 기회는 많다. 도의회가 마음만 먹는다면 합리적 개선책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먼저 지난 3년간 꾸준히 제기되어온 행감자료의 DB화(서면요구 포함)는 필수 선행과제이다. 누적된 자료를 축적하여 집행부와 공유한다면 매년 개선없이 자료요구만 반복하는 행태와 과도하게 다년간의 자료를 요구하는 행태 등은 이를 통하여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상임위별 자료요구가 아닌 의원별 실명화도 필요하다. 집행부에서 핵심에 접근하기 쉽고 공통요구자료의 경우 최소한 복사지의 낭비도 줄일수 있으며, 모범적인 의원들이 부각될 수 있다.

집행부와 상시 공유․소통하면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정책자료집 공동발간 같은 성과를 내는 것도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어쩌다 한 건 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행정사무감사기간의 제한, 보좌인력 부족 등 제도적 한계만을 가지고 논하는 것은 식상한 논제일 뿐이다.

끝으로 품위향상을 바란다. 큰소리로 공무원들을 쩔쩔매게 하는 것은 더 이상 능사가 아니다. (끝)

2010. 12. 20

강원도청공무원노동조합 행정사무감사바로잡기추진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