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교육훈련 사무관급 이상의 전유물인가?

6급 이하를 바라보는 빗나간 계급의식

최근 강원도에서 시행한 지방공무원 장기국외교육훈련 추진계획이 불평등 차별논란에 빠져있다. 계획에서 정의내린 직무훈련이라는 것이“도정업무 추진과 관련이 많은 국제기구, 외국의 정부기관 연구소 등에서의 연구 및 교육훈련”인데 이 직무훈련 분야에 6급 이하는 지원조차 불가한 규정을 삽입한 것이 그 주된 이유이다.

학위과정이 아니라는 이유로 6급 이하는 지원할 수 없다는 것은 공무원교육훈련법 등 어느 규정에도 없다는 것이 문제의 본질임에도, 5급 이상이 국외훈련 대상이 되어 자리를 비우게 되면 6급 이하에 대한 승진기회는 확대될 수 있다는 어설픈 논리로써 적당히 넘겨보려는 담당부서의 목멘 설명은 곤궁하다 못해 안쓰럽기까지 하다. 불과 지난해 까지만도 강원도의 계획에는 6~7급이 대상자에 포함되어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아예 작정을 한듯 아무런 설명 없이 배제시켜 버렸다는 것은 심정적으로 조차 받아들이기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문제를 접한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아예 6급 이하의 존재자체를 경시하는 발상의 발현이며, 빗나간 계급의식의 산물이라는데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더구나 이 같은 조치는 중앙인사위나 행정자치부는 물론 강원도를 제외한 15개시도 어느 곳에도 없는 독창적인(?) 것이어서 강원도내에서의 6급 이하 조합원에 대한 경시가 정도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라는 조합원들의 비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시간 이후에도 아무런 반성과 개선조치가 이행되지 않는다면 6급 이하 조합원에 대한 경시 문제가 우리 조직 모든 영역에 걸쳐 모순이 극대화된 직급 갈등 구조의 문제로 확장되지 않는다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 또한 분명할 것이다.

뻔히 보이는 맹목적 충성자에 대한 과도한 혜택

사무관급 이상에 대한 혜택성 국외훈련은 2010 유치위의 실패가 확인된 2003년에도 형평성 논란에 휘말린 바 있었다. 토플 또는 토익 등 영어시험의 기준점에 들어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그에 이르지 못한 몇 사무관들이 그저 과분한 혜택에 감사하며 미국행 비행기에 무사히 오를 수 있었는데 그 또한 지금과 본질에서 큰 차이가 없는 사무관 위주의 얄팍한 선발조치 였다는 것이다.

당시의 사무관급 이상에 대한 과도한 혜택이 규정자체를 바꾼 것은 아니었기에 차라리 감사해야 할지 모른다. 올해는 숫제 노골적으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여 강행하는 무지막지한 제스처와 파렴치함을 보였으니 말이다.

어찌되었건 금년 직무훈련 대상자 규정에 6~7급을 배제한 것은 도지사에 대한 과도한 충성심 확보를 위한 전략이라는 의구심을 떨구기 어렵다. 어떤 비난이 혹 있더라도, 일단 규정화에 성공하게 되면, 대응논리의 잣대로 인식되면서 별 영양가 없는 6급 이하보다 쓸만한 5급 이상의 충성자를 양산할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는 대체로 기관장에 대한 과도한 충성심을 발현하기 위해 즐겨 사용하는 충성자 선출 방법중 하나이기도 하다.

맹종의 보직간부를 포함한 도의 지휘부가 6급 이하를 배제하는 무지막지한 무리수를 둠으로써 노조에서 제기해 놓은 단체교섭에서 이 같은 조치에 대한 엄청난 성토는 너무나도 자명해 보인다. 내년에도 이 무지막지한 계획을 그대로 준용하여 또 다시 시행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기정사실일 수 밖에 없다.

6급 이하 조합원에 대한 배려와 동반자 의식의 발로만이 문제 해결 가능

한 가지 더 짚어 본다면 그간의 통계로 보아 문제로 제기된 국외교육훈련은 이제껏 고시출신자들의 전유물화 되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한편 이점은 고시출신자에 대한 도지사의 왜곡된 인재관 때문이 아닌지 의심되기도 한다. 조직의 내부에서도 그와 동일한 바로미터에서 인재관이 형성되어야 할까? 그래서 주요한 훈련의 대부분이 그들이 주인공이어야 할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고시출신과 비고시출신의 역량발휘의 지표와 관계없이 조직의 유동성과 흐름에는 중요한 시각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 조직 내에서 5급 사무관으로의 진급에 이르는 나이가 평균 50세임을 감안하면 평균 30세 미만에 사무관이 된 고시출신은 그야말로 삼곱배기이다. 남아서 조직에 잔류하는 것이 비고시출신의 3배 이상이라는 단순비교를 떠나 상위직으로서의 파급효과만을 따진다면 10배도 충분히 넘을 것이다. 소위 시험 한방으로 얻기에는 과도할 수 있는 혜택일 수 있다. 그래서 연령 등 여타의 조건에서 보다 유리한 그들에게는  가장 역량개발이 필요한 시기를 6급 이하로 남아있는 조합원들의 한정된 이번 건과 같은 기회를 가급적 잠식하지 않아 주기를 권고한다.

또한 설령 6급 이하 직원에 대한 만연한 경시풍조의 탓이 아니더라도 주요하고도 핵심적인 인재양성프로그램이 외국어를 포함하여 함량미달의 간부들에게 바람 쏘이러 다녀오게 하는 과분한 당근으로 전락해버려서는 안된다. 주경야독으로 바쁜 시간 틈내 열심히 노력해온 조합원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계기를 상당히 잠식하거나 심하면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면 국외훈련에 거액을 투자한 강원도로서는 투자의 효과를 살리지 못할 뿐 아니라 조직의 분위기만 해치게 되는 역효과를 보게 되는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짚어졌으니 이제는 보다 가치 창조적이고 도민들을 위한 행정을 이루기 위한 강원도의 진정한 인재양성을 위하여 도지사의 의지가 담긴 국외훈련을 비롯한 직원교육 방식에 대한 획기적인 조치들에 대한 제언도 덧붙이고자 한다.

먼저 적재적소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인재육성 훈련목표와 성과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하여 직급에 관계없이 운영해 주기를 희망한다. 6~7급을 당당히 아무 이유 없이 배제하는 과감한 독창성과 용기와 역량이 확보되어 있었다면 지금부터는 책임 있는 간부가 다시 정당하고 합리적으로 시행하는 기틀을 짜면 된다. 그럼으로써 묻지마식의 추가설명 없이 밀어붙이기만 하면 된다는 그래서 도지사의 마음을 해치지만 안으면 된다는 주요 보직간부들의 잘못된 관행을 올바른 시스템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아울러 이와 관련한 주요보직간부들은 이번 일로 인하여 조합원들이 안고 있어야 했던 자괴감의 상처를 치유하고 자존심을 회복시키는 노력을 해주기 바란다. 그것은 6급 이하 직원에 대한 차별의식에서 더 이상 머무르지 말고 스스로 벗어나야 하는 전을 전제로 하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노사단체교섭 등을 통해서 그 이행을 위한 야무진 약속을 하여야 할 것이다.

요는 새로운 관행을 세우는데 반드시 필요로 하는 최선의 노력과 성의일 것이다.

제대로 된 혁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