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이 있다면 특권과 반칙이 통하지 않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하고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살아있는 조직문화가 그 첫 번째에 꼽힐 것이다. 바로 그것을 위한 열망이 열린노조를 탄생시킨 모태이며, 또한 이러한 지지기반은 지금까지 열린노조를 지탱하는 굳건한 힘이 되었다고 본다. 그리고 열린노조의 인사논평은 상당수 조합원의 의견이 농축된 것이다.

각설하고, 지난 14일 인사위원회 결과가 공개된 이후 이번 인사에 이르기까지 구구했던 억측과 우려가 어떻게 현실로 나타났는지에 대하여 많은 조합원들의 의견을 들은 결과 의회의 인사개입, 전산직과 행정직의 자리논쟁, 전산직 내부의 서열분쟁이 거슬렸다는 의견이 있었고, 53년생에 대한 경로(?)우대가 적절했다는 평과 지휘부에서 지나치게 자기 휘하를 챙김으로서 발탁의 본질이 훼손되었고 개인의 역량 또한 빛을 바래게 하였다는 평이 엇갈리기도 했다.

아무튼 이번 논평의 주요내용은 사람의 문제보다 시스템에 대한 의견이다. 그리고 핵심문제는 단연 발탁시스템이다.

순서가 되어야만 견장을 다는 사병의 군대생활에 아직도 젖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조직에서의 발탁인사가 개인의 동기부여나 조직발전에 좋은 활력소가 될 수 있다는 본질 자체에는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그럼에도 발탁인사가 제몫을 못하는 것은 지금까지 다수가 공감하는 기준 없이 인사권자의 입맛에 맞춰 발탁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며 인사권자 또는 측근의 주변에서 눈과 귀를 현혹시키거나 또 다른 힘을 이용하여 압박을 가하면서 끊임없이 발탁이란 팁을 온당치 못하게 활용하려는 세력이 아직도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사무관승진 발탁시스템에 대한 개선안은 단순하다. 관리자로서의 직원 통솔능력과 실무자로서 업무처리에 대한 기본소양이 동시에 요구되는 자리가 사무관임을 고려할 때 사무관 승진의 경우 다면평가를 통해 동료들의 평가를 받지 못하는 하순위 30%대 해당자는 근평순위에 관계없이 승진심사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고, 발탁대상자는 근평에서 상위 50%, 다면평가에서 상위 30%에 드는 것을 필요하고도 충분한 조건으로 삼아야 한다. 그렇게 되어야만 아름답지 못한 발탁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제어장치가 마련될 수 있고 “지연과 학연은 없지만 그나마 근무연으로 6두품”이라는 씁쓸한 농담은 더이상 떠돌지 않게 될 것이다.

화제를 바꿔 시스템이 아닌 사람문제를 다뤄본다면 유일한 실제 주인공은 도의회 모전문위원이다. 그의 도의원을 통한 인사개입을 가장 큰 추문으로 지적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주저하지 않는다. 당연히 도의회의 노골적인 인사개입에 사무처직원이 적극적으로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은 집행부 직원들에게 분노보다 더한 배신감을 불러 일으켰다. 더 이상의 다른 말로 도의회 발전의 주역이라는 그의 자부심에 손상을 입히고 싶지 않지만 다시는 동일한 사례를 반복하지 않기도 바란다.

끝으로 이번 인사에서 외형적으로 어떻게 보여졌을지 모르지만 전산직 문제는 침묵했던 소수직렬의 아픔을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되었다. 결코 소수가 다수를 배려할 수 없는 일이니 배려가 필요하다면 그건 다수에게 먼저 요구될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공감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노조에 남겨진 고민거리이며 풀어야 할 숙제이다. 그리고 관련한 일로 인하여 개인적으로 큰 고통을 받은 사람에게는 빠른 치유를 위한 주변의 노력을 요청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