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자 지역 모 일간지에 강릉시장이 그간 도와 시군간 부단체장 인사교류를 문제로 지적하며 시장군수협의회를 통해 공동대응 하겠다는 기사가 났다. 무슨 의도로 그런 말을 했는지는 모르나 참으로 어이가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앞서 속초시장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자치권 행사를  이유로 도와의 부단체장 인사교류 협의를 일방적으로 무력화 했다. 속초시의 이러한 일방적 조치에 대해 도에서도 가지고 있는 권한을 최대한 행사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시장의 이러한 정략적 작태에도 불구하고 이에 동조한 시군의 노조와 지역자생단체는 도에 대해 낙하산인사(?) 반대와 자치권 수호를 내세우며 날선 공격에 돌입했다. 

그렇다면 도청의 직원이자 노동조합원의 한사람으로 이 문제의 본질에 대해서 냉정하게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16개 시도중에 시군과 일대일(4급 대 4급) 인사교류를 하고 있는 곳은 우리도가 유일할 정도다. 타시도는 일방적이거나 4급 대 5급 이하 등 조건과 형평성에서 우리도의 인사교류 형태와는 사뭇 다르다. 그런데도 당해 시장군수들이 교류에 대해 외면하거나 심하게 거부하지 않는 것은 교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잃는것 보다 많기 때문이다. 때로는 예산확보나 현안 추진의 용이를 위해서, 그리고 때로는 정치적 목적이나 골칫거리 인사 해결을 위해서도 인사교류를 활용해 온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시장군수가 그것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시군의 입장에서 부단체장의 인사요인은 인사교류의 여부와 관계없이 호재인 것에 반해 우리 도청의 하위직들에게는 득 될것이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부단체장 인사교류의 최대의 피해자는 도청의 하위직 즉 우리 조합원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컨데 시군에서 서기관 전입을 조건으로 부단체장이 내려가면 우린 승진의 요인이 아예 사라져 버린다. 그러다 이번 속초시의 경우처럼 시군에 내려간 부단체장이 도청으로 복귀하지 않고 그곳에서 퇴직이라도 해버리는 경우엔 도에서 또 4급 부단체장이 내려가도 시군과 그에 상응한 일대일 교류가 이어진다. 이런 악순환으로 도는 하위직의 승진요인이 점점 사라져 버리는 반면에 시군은 또 한번의 승진요인이 발생한다. 이렇듯 시군과 부단체장 인사교류는 우리 조합원들에겐 아무것도 얻을게 없는 그들만의 잔치일 뿐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조합원들은 한번도 시군과 도의 인적자원을 다르게 생각해 본적이 없다. 우리도 대부분 시군의 직원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훌륭한 재원이 오든 분리수거 대상이 오든 내집 식구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그 동안의 일방적 희생과 배려의 결과가 이런식으로 오해와 질타를 도매급으로 받는것에 심히 유감을 표하며 우리 강원도청 노조도 기존에 인사교류를 봐았던 사고방식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장군수가 정치적으로 이슈화해서 무언가를 얻기위해 반발하든 시군에서 명분뿐인 자치권 수호를 거론하든 이번 기회에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부단체장급 고위 공무원들의 개인적 영달을 위해 그간 희생당한 우리 조합원들에게도 더 이상의 자존심의 상처를 주지 말아야 할것이며, 도의 갑질로 비쳐짐으로써 생긴 시군 공무원 동료들의 오해와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원하지 않는 시군에 대해서는 부단체장을 포함한 모든 인사교류의 중단 등 특단의 조치를 도지사에게 강력하게 요구할 생각이다. 

2015. 1.13

강원도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이성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