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강원도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 여러분!

저는 오늘 여러분 앞에 지금까지 공무원연금 개악반대 투쟁에 임하면서 경험했던 현 정권의 태도와 정부가 보여준 국민과 공무원에 대한 인식에 대한 비판과 향후 우리의 투쟁계획 그리고 그와 관련한 몇 가지 부탁의 말씀을 올리고자 합니다.

저희 노동조합은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현 정권의 직업공무원 죽이기인 공무원연금 개악 책동에 맞서 107만 현직공무원과 36만 퇴직공무원 그리고 공직입문을 준비 중인 예비 공직자들을 대변하며 때로는 정부를 향해, 때로는 집권여당을 향해 몸을 사리지 않고 개악반대의 목소리를 높여왔습니다. 그리하여 공무원연금법 개정을 위한 대타협기구, 실무협의체에 노동조합 단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필사적으로 투쟁과 협상을 병행하여 왔지만 현 정권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법에 명시된 사용자로서 마땅히 해야 할 재정보전을 적자라고 주장하며 국민연금과의 형평성만을 외치고 우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는 커녕 한술 더떠 그들이 주장하는 더내고 덜받는 안, 신규자와 재직자간 세대분리 등에 마치 우리 노동자 대표들이 동의 하기라도 한것인양 기레기 언론을 통해 호도를 서슴치 않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노조와 우리의 상급단체인 공노총에서는 총파업을 예고하고 그 전단계로 각 단위노조 위원장들의 단식투쟁과 조합원들의 준법투쟁 등 우리가 가진 권리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정부와 집권여당에 우리의 의지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먼저 오늘부터 5월1일까지 우리 강원도청 노조를 비롯한 전국의 공노총 소속 단위노조 위원장들이 단식투쟁에 돌입하고자 합니다. 이 필사의 몸부림과 관련하여 조합원 여러분께 어려운 부탁을 드리고자 합니다. 이 기간 동안 가급적 예정된 회식 외에 새로운 회식은 자제하여 주시고 점심식사와 저녁식사 또한 가능하다면 구내식당을 이용하거나 도시락을 준비해 오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이것은 감히 제가 단식투쟁을 한다는 이유로 조합원 여러분께 함께 고통을 분담해 달라는 차원의 요구가 아닙니다.

장차 연금개악이 현실로 닥쳤을 때 퇴직자는 최소비용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고 재직자 또한 노후를 위해 소비를 억제하게 되었을 때의 상황을 우리 스스로 경험해 보고 이것이 경제의 순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짧은 일주일간의 비정상적인 소비행태가 지역과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정부와 국민 모두 공감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보고자 함입니다. 그리하여 기업과 재벌의 이익창출에만 눈이 멀어 서민경제의 몰락이 가져올 문제들에게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 정권에게 공적연금의 하향평준화가 경제의 선순환에 어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를 몸소 체험하게 해주고 싶은 심정인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 기간 동안 민원인에게 불편이 가지 않는 범위에서 가능하면 정시 출·퇴근과 점심시간 지키기, 야근 안하기 등 우리에게 주어진 권리 범위내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도 부탁드립니다.

지난해 우리는 우리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국민에 대한 본심을 생생히 볼 수 있었습니다. 기업의 이익극대화를 위해 선박 증개축을 눈감아 주었고 과적과 무리한 항로변경 등으로 발생한 사고! 이 땅에 다시는 일어나선 아니 될 명백한 인재인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해 고귀한 자식을 잃은 부모들에게 위선의 눈물한번 흘려주고는 그 이후 한번도 진심어린 위로와 보상은 하지 않은 채 희생자 가족들이 요구하는 진상규명과 대책에 대해서는 경제적 비용논리를 내세우고 “이제 그만하라”는 등의 인간으로선 차마 하지 말아야 할 언행들을 일삼으며 피해자 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모습들을 보아왔습니다. 하기야 부모에게 자식이라는 존재가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의 눈물을 진심인줄 오해한 우리가 어리석었는지도 모릅니다. 마찬가지로 그들에게 공무원이라는 존재가 정권의 하수인이나 정권유지의 기계부속 정도로만 비춰지고 있을 뿐이었다는 걸 왜 진즉 알아차리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도 후회가 밀려옵니다.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정신 바짝 차리려 합니다.

그간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공무원연금개악 반대투쟁에 함께 동행해주신 조합원 동지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교만과 위선, 무소불위의 권력 앞에 조합원들의 한결같은 의지를 품에 안은 덕분에 당당하게 맞설 수 있었습니다. 퇴직금 이란게 없는 우리 직업공무원들에게 연금이란 노후생계대책은 물론이고 현직의 어떤 어려움과 유혹과 흔들림에도 굴하지 않고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게끔 하는 버팀목 이었습니다. 개인적 삶의 풍요로움보다 이타적 삶을 가능하게 하며 선공후사의 명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원동력 이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연금은 사용자인 정부와 공무원과의 고용계약이고 약속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껏 그런줄 알고 외사랑을 했던 우리 공무원들에게 보여준 정권의 태도에 너무나 많은 배신감과 회한이 밀려옵니다. 이제 여야 연금특위의 마지막 시한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그 시간동안 저와 우리 노조의 간부들은 사즉생의 심정으로 최선을 다해 투쟁하겠습니다.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말고 함께 응원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015. 4. 27

강원도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이 성 운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