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리더를 꿈꾸는 자가 ‘팀의 건전성’을 포기한 자?

묵묵히 자기 일을 열심히 일해 온 사람이 결국 그 노력을 인정받아 발탁되었다는 소식이 흔하지 않은 현실에서, 동료애의 발휘는커녕 불화를 조장하는 수준의 사람이 정상적이지 못한 방법으로 승진하게 된다는 소식은 우리에게 참으로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한다.

더욱이 안타까운 것은 이런 종류의 오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건만 이를 경고하는 시스템이 우리에게 없다는 것이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열받고 때로 속상하게 하며 결국은 조직생활의  가치관마저 흔들고 마는 것들이 사실은 그런 시스템의 부재에 기인하는데도 말이다.

문제의 실상은 이번 인사가 별정6급이던 ㅈ씨가 별정5급으로 재임용된 액면 이상의 복잡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데 있다.

가장 먼저 당위성 부재와 불투명한 수순이라는 문제가 제기된다.

인사전 사전절차에는 당연히 별정5급 정원을 확보하기 위한 정원조례의 개정이 있었는데 조례개정 내용이 그간 담당자를 포함한 일부사람에게 기밀처럼 유지되어 오다가 의회에 자료가 넘어간 이후에나 알려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같은 과 같은 팀의 직원들조차 알 수 없었다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팀의 리더인 담당의 정원이 행정5급에서 행정․별정5급 복수직이 되는 정원조례개정사항이 아무에게도 공개되지 않았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어디 있는지 사전에 충분한 설명이 없었을 뿐 아니라, 그렇게라도 진행했어야 할 당위성 또한 뒤늦은 북을 치면서도 납득할 만한 답을 얻지는 못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조직의 정서가 무시되었다.

최소한 발탁의 경우, 우리 조합원들은 따뜻한 동료애로 함께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보상받는 번듯한 인사를 원한다. 설령 그러한 기준점을 넉넉히 채우지 못하더라도 조직이야 어떻게 널부러지건 나만 올라가면 된다는 졸렬함이 힘을 얻어가는 일만은 없어야 한다. 자기만 알던 사람이 조직의 리더가 되어 모든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만드는 것은 실제로 그 이상의 나쁜 병패를 지속적으로 파급시킨다.

파악해본 결과 우리조직 구성원들의 정서는 문제점을 그대로 인정하고 있었다. 정원조례 개정안이 의회에 상정된 이후에도 오랫동안 회자되었던 건이기에 많은 사람들의 의사를 확인할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결과는 예상보다 더 심각했다. 한결같이 그는 간부급이 되어서는 안 될 사람이라는 것이다. 비판이 조합원에게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많은 사무관 이상들도 이러한 형태의 결과를 결코 좋아하지 않았다. 간부들조차도 고운 시선이 아니었는데 어떻게 인사가 인사다울 수 있을까?

악습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이와 같은 인사는 이미 동일한 전례가 있다. 별정5급에서 행정5급으로 다시 4급으로……

그렇지만 이처럼 무모한 발탁인사가 제어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 가운데 반복된다면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이 없다. 특히 오로지 한명의 특정인을 위해 원칙상 복수직렬로 공존할 수 없는 직위로의 발탁을 목적으로 진행되는 인사는 조합원의 정서를 심히 해할 뿐 아니라 조직관리와 인사원칙이 깨지면서 전 직원들에게 분노와 허탈감을 안겨줄 뿐이다. 폭발해서는 안 될 것이지만 여기에도 제어시스템은 없다.

독배의 뒤끝은 고통이다

우리 하위직들은 너무 오랫동안 동료들과의 관계보다 지휘부를 향하여 맹목적 충성심을 보이는 소수에게 인사의 여러 분야에서 유린되어 왔다. 더구나 개인의 영달이라는 달콤한 독배를 거부하고 조직의 아름다움을 위하여 서로 도와주고 힘을 합하는 조직문화도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우리 노동조합이 꿈꾸는 희망의 지평선임에도 말이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진심으로 당부하건데, 가장 먼저 조직과 호흡하면서 건전한 동료애와 리더십이 과연 무엇인지 빠른 시간 내에 깨닫고 긴 호흡으로 정도(正道)를 걷는 모습을 반드시 보여주기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리더가 되는 영전은 용납되기 어려울 것이다. 그것은 독배를 드는 것이며, 달콤한 독배는 그 맛이 사라진 뒤 고통이 오는 것이다. 침묵하고 있는 조합원들이 냉혹한 심판자가 되지 않도록 겸허한 처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