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원이 지난 12일 실시한 인사교류가 원칙과 기준이 파기된 정실인사의 결과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구성원들 사이에서 잡음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부적절한 인사로 인하여 직원들의 사기 및 근무의욕을 저하시키는 상황으로 변질되었다고 평가받는 이번 문제는 조직개편사항을 포함 무려 68명을 발령하면서도 2003년부터 협의 실시하고 있는 순환보직 방침이 철저히 무시된데 전적으로 기인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순환근무 대상자의 원거리 근무 면제, 규정기간을 채우지 못한 4년 미만자의 조기전입 등 기준을 찾을 수 없는 무원칙 인사가 이루어졌을 뿐 아니라 4년 만기를 넘긴 원거리 근무자의 본원 전입배제까지 더해지면서 동료직원들의 의욕까지 상실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것은 다름 아닌 일부 핵심간부들이 인사에 깊게 관련되어 그간 내부협의를 통하여 정착된 순환교류 인사방침을 자기사람 챙기기 식의 정실인사만을 위하여 깨뜨린 결과이며, 당연한 예측으로 향후의 인사에서도 계속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제기된다.

같은 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최소한 이번 경우는 그동안 인내심을 보여 왔던 많은 연구사들조차도 이대로 있다가는 본의든 본의가 아니든 줄서기가 아니고서는 어떤 형태의 인사에서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을 작용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논란으로 인해 농업기술원에서는 지난 13일 원장주재 확대간부회의를 소집하여 제기된 문제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대책으로 나타난 것은 없는 실정이다.

원칙이 준수되지 않는 인사는 재현되지 말아야 한다.

2001년 규정하여 3번의 갱신을 거듭해온 농업기술원 순환근무 방침에는 「을지(乙地)」로 분류한 재춘외 시험소 근무기간은 4년이며, 본인의 의사와 일치할 경우에 한하여 연장근무가 가능하도록 되어있다.

이는 원거리 근무자의 고충을 최대한 배려해주기 위함이었고 동시에 그것은 가족과 떨어져 고달픔을 겪고 있는 많은 직원들이 유일하게 의존하고 있는 원칙이며 기준이었다.

그럼에도 무분별한 일부간부들이 인사권의 개입을 통하여 직원들을 줄 세우기를 하게 만들고 또 그것을 지속하기 위하여 기준을 깨뜨리는 것은 조직의 논리에 순응하며 묵묵히 일하고 있는 구성원들을 우롱하는 처사에 그치지 않고 내부 갈등으로 표출되어 조직의 발전을 저해하는 병폐가 될 뿐 아니라 결국은 조직을 희망없는 상태로 가게 만든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이제라도 농업기술원에서는 잘못 적용된 것은 빠른 시일내에 시정하여야 함은 물론 누구나 기준 연한을 충족하면 희망에 따라 자신의 근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기존의 근로조건을 존중하는 시스템을 확고히 정립하여야 한다.

그리고 보다 궁극적으로 볼 때 인사권을 가진 원장과 그 보조자인 총무과장이 인사규정이나 인사기준에 맞게 순기능적인 면에서 인사를 추진할 수 있도록 인사시스템의 정비가 있어야 하며, 향후의 강원도 인사운영방침에도 이러한 무분별한 간부들이 개입된 인사전횡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반드시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한편 본청 총무부서에 대하여는 원거리에서 묵묵히 강원도정의 현장행정 수행을 위하여 땀 흘리고 있는 원거리 사업소 근무자의 사기진작과 근무의욕 고취를 위한 일에 대해 그동안 너무도 무관심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본청 총무부서에서는 그간 노동조합은 물론 다양한 경로를 통한 각종 제안이나 건의가 다수 있었음에도 원거리 사업소 근무자에 대한 처우개선이나 사기 진작책을 제대로 내놓지 않았던 점은 반성이 필요한 부분이다.

원거리 사업소 근무자 거의 대부분은 너무나 당연한 이유로 주말가족을 면치 못하는데다가 주거․방열문제, 원거리 이동에 따른 과도한 경비의 지출 등 경제적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음에도 이들에 대한 인사우대는 커녕 직제, 정원, 복리후생 등 기본적인 근로조건에서도 아무런 개선방안이 제시되지 않았음을 이번 계기로 다시 한번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이를 계기로 사업소 직원들도 본청과 동등한 근무조건 속에서 보람있게 근무할 수 있도록 근무조건 및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촉구하는 바이다.

2010. 4. 15

강원도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최종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