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11 국정감사를 통해서 공고해진 생각은 조직의 발전에는 노동의 축차 투입보다 성찰과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한 여러 생각들과 빠지지 않고 정리해 둔 노정일기 속의 조합원들의 여론들을 모아 최근 도정에 대한 간단한 논평으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2011. 10. 4. 강원도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최종훈)

강원도립대, 도대체 강의는 누가 하고 있는가?

대학의 중심은 학생들의 자질에 앞서 교수들의 핵심적인 역량에 있다. 우수한 교수진을 보고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는 것이다. 그럼에도, 유감스럽게도, 도립대 교수들의 현실인식이나 학업에 대한 기본자세는 높은 점수를 주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학생 스스로 역량을 업그레이드 시키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면 당연히 교수가 나서야 하는데도 말이다.

무엇보다 2011 취업률이라는 표면적인 수치가 안타까움을 더해준다. 도내 8개 사립대 평균인 61.7%에 한참 뒤지는 52.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강원도 유일의 공립대학, 해양과 공학분야를 핵심으로 한 집중화된 13개 학과, 낮은 등록금과 다양한 종류의 장학금 혜택의 효과는 대체 어떻게, 어디로 간 것일까?

도립대에 조카 또는 후배를 두고 있거나 도립대를 근무했던 많은 구성원들은 한결같이 대학의 시스템보다 전임교수의 강의율을 문제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대뜸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최고도의 능력개발을 위한 정열은 누가 채우고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교육과학기술부의 2011「대학정보공시」에 나타난 통계수치는 그들의 주장을 더욱 명백하게 해준다. 강원도립대의 전임교수 강의율은 도내 대학 중 가장 낮은 35.4%로 나타난다. 전임교원은 32명에 불과하지만 비전임은 시간강사와 겸임교수를 합하여 100명이 넘고, 전임교원의 주당 수업시간은 12시간을 넘지 않는다. 보직교수는 3시간에 불과하다. 심지어 모 학과의 교수는 기말고사도 치르기 전에 개인적인 이유로 미국으로 떠나면서 가장 기본적인 학사관리는 엉망이 되어 버렸다. 내실 있는 수업은 아예 뒷전인 꼴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교육기자재 등의 관리도 부실하다는 말까지 들려오면서 도립대를 걱정하는 구성원들이 여간해서 줄어들지 않을 분위기이다. 제도적으로 학생들의 종합적인 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는 학교 차원의 모색도 필요하지만 학생들이 발전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전히 교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절실한 이유이다.

마침 종합감사도 끝나고 총체적 학교발전방안이 성안중이라고 하니 좋은 결론이 도출되기를 기대하며, 부디 강원도립대학의 발전이 곧 강원도 발전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해 본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국정감사 대응,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문화관광방송통신위원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잇따라 강원도를 국정감사 대상으로 하면서 그 오랜 기간동안 강원도청의 구성원들은 국정감사 자료작성이며, 수감준비에 시달려왔다. 도청 전체의 일반적인 업무는 마비 상태에 달하기까지 하였다.

구태도 반복되었다. A,B,C급으로 나누어 구질구질할 정도로 예상 질의 답변서를 준비해야 했고, 행여 전날 밤 늦게 보좌진들로부터 질의서라도 받으면 그야말로 날밤을 꼬박 새워 답변서를 만들어야 했다. 때문에 구성원들은 우리조직의 최대미덕이 언제까지 「과로」여야 하는지, 또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국감을 받아야 하느냐는 푸념을 감출 수 없었다.

조직과로의 부작용은 무엇보다 실국장들의 판단부족과 역량미비 탓이 크다. 복도에서의 분석 또한 분별되지 않은 과도한 자료 준비로 일관했다는 것이 지배적이었다. 매사 불여튼튼이라고 하지만 그런 조바심 말고 의연하게 잘 대응하는 모습은 언제쯤이나 확인할 수 있을까?

본질로 접근해 보자. 기실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감의 본질적인 문제는 위헌적이고 지나치게 정치적이라는데 있다.「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제 7조가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정감사의 범위를 국가위임사무와 국가가 보조금 등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분명히 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헌적인 부분이 계속 지적되고 있고, 특별한 안건도 아니면서 시도지사를 압박하려는 질의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이라는 비난도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우리 강원도가 중심에 있는 노동조합차원의 대응은 지방고유사무는 국감대상이 되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것은 이번 국감에 즈음하여 국회의원실을 대여섯번 이상 마치 외판원처럼 일일이 찾아다닌 목적이었고, 이인기 행정안전위원장, 백원우 행안위 민주당 간사, 남경필 한나라당 최고의원 등 면담한 모든 국회의원들과 각 국회의원실 보좌진들 상당수가 인정했던 논리였다.

표면에 나타난 활동은 지방고유사무 영역에 속해있는 국감요구자료는 제출을 거부하는 것이었는데 거부한 요구자료 중 어떤 것들은 지방고유사무의 영역으로 완전하게 분리하기 곤란한 건도 있었다. 그로 인해 다툼이 되기도 했고 보좌관들과 불편한 말들이 오고 가기도 했다. 활동의 많은 부분들이 국회 내외에서의 인식 전환에 역할을 했음에도 명확성을 기해야 한다는 숙제가 남았고 여전히 대응의 수위가 유지되어야 할 이유가 되었다.

개념과 의식의 문제에서 봤을 때 무엇보다 답답했던 것은 도의회의 반응이었다. 지방자치의 양대축 중 하나인 도의회는 노동조합의 국정감사 바로잡기 활동의 궁극적 핵심이 지방자치의 수호에 있음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끝까지 침묵하기만 하였다. 때문에 행정사무감사가 있는데 왜 지방자치에 대하여 국정감사까지 하느냐는 노동조합의 전술적 논리는 지방의회의 침묵으로 그 빛을 잃은 것과 다름없었다. 도의회가 이러고도 행정사무감사 때 자기 목소리를 낼 체면이 있을까?

노동조합의 국감대응 최종목표는 우리 구성원들을 위하여 지방행정의 낭비적 요인을 막고 지방자치를 지켜가기 위함에 있다. 바로 이점이 전국적인 노동조합차원에서 광역의회의 반성과 지방정치권의 일대 분발을 촉구하는 당연한 이유이다.